전국 전셋값 1년6개월 만에 반등…'역전세난' 완화할까

이번주 0.01%↑…수도권이 견인
서울 0.08% 뛰어 상승폭 키워
전세금 반환보증 확대영향 주목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1년6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전세시장 안정세와 더불어 정부가 이날부터 1년간 전세보증금 반환 용도에만 대출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함에 따라 ‘역전세난’(기존 전셋값보다 시세 하락)에 처한 임대인의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이달 마지막 주 기준으로 한 주 전보다 0.02% 올랐다. 이는 작년 1월 넷째주(0.01%) 이후 18개월 만의 상승 전환이다. 전국 매매값도 0.02% 올라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0.07%)을 비롯한 수도권(0.06%)이 상승을 주도했다.

전셋값도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중심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8% 뛰어 전주(0.07%)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특히 송파구(0.22%), 강동구(0.16%), 마포구(0.15%), 강남구(0.08%) 등 인기 주거지를 중심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상반기에 입주 물량이 쏟아진 강남구 개포동 일대 전세 시장도 저가 매물이 소진된 뒤 상승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올초 10억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진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 전용면적 84㎡는 이달 들어 13억~13억5000만원에 세입자를 구했다. 대치동 ‘대치SK뷰’ 전용 84㎡ 전세보증금도 올초 13억원에서 최근 15억3000만~16억원대로 3억원가량 올랐다.경기 지역에선 하남(0.52%), 과천(0.40%), 화성(0.35%), 광명(0.30%), 성남(0.28%) 등 대단지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뜀박질했다.

전세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자금이 부족한 집주인에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대신 총부채상환비율(DTI) 60%를 적용하면서 역전세난 우려도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번 규제 완화로 인해 연소득 5000만원 집주인의 대출 한도는 최대 1억7500만원(금리 연 4.0%, 30년 만기 기준) 늘어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수도권 아파트의 가구당 평균 전셋값은 4억3894만원으로, 2021년 하반기 전고점(5억222만원)보다 6328만원 낮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아파트 입주 과잉 지역이나 전세 계약 갱신권이 집중된 곳의 역전세 리스크를 다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다만 빌라 임대차 시장의 역전세 우려를 잠재우기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후속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을 들어줘야 대출을 받을 수 있어서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지난 5월부터 보증보험 가입 요건이 공시가의 150%에서 126%로 강화됐다”며 “이 기준을 맞추려면 전셋값을 대폭 내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심은지/이인혁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