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10명 성폭행' 의혹에…81세 '카지노 황제'의 최후 [신정은의 글로벌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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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윈, 성추문 사건 벌금 128억'신정은의 글로벌富'는 부(富)를 이루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입니다. 전 세계 자산가들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카지노 황제’로 불리던 스티브 윈(81·사진)이 성추문 사건과 관련된 벌금을 128억원가량 내고 수년간 이어온 법적 다툼을 끝내기로 했다.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윈 리조트의 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윈이 네바다주 게임관리위원회에 1000만달러(약 127억7500만원)의 벌금을 지불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라스베이거스가 속한 네바다 당국은 카지노 산업의 평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혐의 등으로 그를 기소했으며 이번에 벌금을 부과했다.
결국 업계서도 완전히 퇴출
윈 전 회장은 여전히 성추행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당국의 기소 내용을 인정하며 이 벌금을 내는 데 동의했다. 이로써 5년간 이어져 온 당국과 법정 다툼이 마무리됐다.
그는 또 네바다주의 카지노 산업에서도 완전히 퇴출하기로 했다. 자금조달, 광고, 컨설팅 등 카지노와 관련된 모든 업무에 윈 전 회장이 더는 몸 담지 못한다고 당국은 명시했다.윈 전 회장은 이날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의 변호사 콜비 윌리엄스는 "윈이 삶의 다른 단계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네바다 게임관리위원회는 지난 2019년 2월엔 윈 리조트가 스티브 윈의 성추행 혐의를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대처하지 못했다면서 벌금 2000만달러를 부과하기도 했다. 단일 사건 벌금으로는 네바다주 사상 최고액이다. 합의 대가로 윈 리조트는 카지노 운영 허가권을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윈 전 회장의 성추문 스캔들은 지난 2018년 초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네바다주 게임관리위원회가 조사에 나서면서 진상이 밝혀졌다.
당국 보고서에 따르면 윈 전 회장은 지난 10여간 자신이 소유한 호텔 카지노에서 일하는 손톱관리사, 마사지 치료사 등 여직원에게 10여명을 상대로 성폭행을 일삼았다. 윈 리조트 간부들은 이를 눈감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논란이 커지자 곧바로 윈 리조트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또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재무위원장 자리도 내려왔다. 하지만 윈 전 회장은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고 일부는 합의된 성관계였다고 주장했다. 라스베가스와 마카오에 있는 윈 리조트의 소유주인 윈 전 회장은 다수의 카지노 호텔을 운영해온 카지노와 부동산 업계 거물이었다. 그는 공화당의' 큰 손'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첫해 공화당 RNC의 모금행사를 주최하기도 했다.
윈 전 회장은 포브스 선정 미국 400대 부호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그의 재산은 32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