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장관 취임…"성과에 급급해 일방적 北주장 수용 안돼"

"가치와 원칙에 기반한 대북정책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김영호 신임 통일부 장관은 28일 "당장의 성과를 내는 데 급급해 북한의 일방적 주장을 수용할 것이 아니라 명확한 통일 비전을 바탕으로 국격과 국민 기대에 맞게 흔들림 없이 원칙을 견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남북관계의 일시적인 부침에 지나치게 연연하지 않으며, 긴 호흡을 갖고 분명한 원칙하에 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 자유주의와 권위주의 진영 간 경쟁 격화 등 현 정세로 인해 남북 갈등이 심화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때일수록 오로지 '가치와 원칙'에 입각해 통일·대북 정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는 것이 한반도 문제를 가장 올바르게 풀어내고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김 장관은 통일부가 지켜야 할 가치와 원칙은 헌법 제4조의 책무 즉,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의 수립·추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자유, 민주, 인권, 법치, 평화 등 보편적 가치의 길로 나오는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인내심을 갖고 일관되게 노력해야 한다"며 "비상한 각오로 이러한 '가치와 원칙'을 기반으로 통일업무를 성찰하고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장관은 "북한의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무관하게 우리 정부뿐 아니라 국내외 민간단체와 국제기구 등이 지속해 추진할 수 있게 하겠다"고 인도주의 지원 의지를 재확인했다.
김 장관은 앞으로 통일부의 핵심 과제로 ▲ 북한의 핵개발 저지와 포기 유도 ▲ 북한 정권에 의한 인권문제 개선 ▲ 확고한 가치와 비전에 따른 통일 준비를 제시했다.

그는 "통일부는 북한이 대화의 장에 나올 것에 대비해서 식량·인프라·금융 등 '담대한 구상'의 단계적 이행계획을 충실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북한을 향해 "지금이라도 북한이 우리의 '담대한 구상'에 진정성을 갖고 호응해 나오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산가족,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 문제는 분단으로 인한 인도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북한 당국이 우리 국민에게 가하는 인권 문제이기도 하다"며 "인권의 실현이라는 기본적인 국가적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여러 창의적인 해법들을 모색해야 한다"고 독려했다.해외에 체류하는 탈북민의 안전을 지키고 입국을 원하는 모든 탈북민이 입국할 수 있도록 '전원수용 원칙'을 따르겠다는 방향도 분명히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