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 '명낙 회동'…이재명 "단합" 이낙연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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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로 두 차례 연기 후 대면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이 전 대표 귀국 이후 약 한 달 만에 비공개 만찬 회동을 했다. 당권을 잡고 있는 이 대표는 ‘당의 단합’이, 이 전 대표는 ‘당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친명 강성' 우회비판한 이낙연
"당내 분열의 언어 중단시켜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는 28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비공개 만찬을 했다. 이 자리에는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과 친이낙연계 윤영찬 의원이 배석했다. 오후 6시30분 시작된 만찬은 8시30분까지 두 시간가량 이어졌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4월 이 전 대표의 장인상에 이 대표가 조문한 이후 약 석 달 만이다.권칠승 수석대변인의 브리핑에 따르면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막기 위해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경쟁한 두 사람이지만 총선 승리를 위해 힘을 합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에게 귀국을 환영한다는 의미의 꽃다발을 전달하며 “이 전 대표가 선거(지난 대선)에 애를 많이 썼는데 제대로 감사 인사를 못 드렸다”고 인사했다. 이 전 대표도 “당을 이끄느라 수고 많았다”고 화답했다.
이후 발언은 미묘하게 엇갈렸다. 이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의 단합이 가장 중요하고, 당이 분열되지 않도록 이끌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을 최상의 상태로 만들기 위해선 대담한 혁신이 필요하다”며 “혁신을 통해 단합하고 국민 신뢰를 다시 얻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현재 체제를 중심으로 단합해야 한다고 언급했지만, 이 전 대표는 당 혁신이 우선돼야 한다는 취지로 받아쳤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혁신은 도덕성과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며 “지금 민주당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하고 당내 분열의 언어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수박’ 등으로 칭하며 공격하는 행태를 지적한 것으로 해석됐다.두 사람의 회동은 집중호우와 수해 등으로 두 차례 연기됐다가 세 번째 만에 성사됐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