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골프' 홍준표, 당원권 정지 10개월…수위 적절했나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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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 시장이 '수해 골프' 논란으로 '당원권 정지 10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홍 시장은 국민의힘 중앙당 윤리위원회의 결정 직후 "더 이상 이 문제로 갑론을박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나 홍 시장이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분류되는 만큼 여진은 이어지는 모습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에서도 홍 시장에 대한 '당원권 정지 10개월' 징계는 '과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비슷한 논란으로 윤리위에 회부됐던 다른 의원들과 형평성을 고려했을 때, 적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수해 복구 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는 발언으로 징계를 받은 김성원 의원은 당원의 정지 6개월의 처분을 받았었다. 김 의원에 대한 징계 역시 당시 '중징계'라는 평가가 많았다.
반면, '수해 중 골프'라는 같은 사안으로 '제명'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던 홍문종 전 의원의 경우 직접적으로 비교 대상이 되기는 힘들다는 평가가 많다. 홍 전 의원 논란은 지난 2006년 일어난 일로, 그 사이 골프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하태경 의원은 이와 관련 "과거에는 골프가 약간 특별한 스포츠였지만 지금은 대중 스포츠가 됐다"며 "골프를 불온시하는 정치 문화, 이건 좀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만약 홍 시장이 내년 대권을 노린다면, 홍 시장의 입장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홍준표의 사람들'을 많이 배출하는 게 큰 정치적 과제가 된다. 그런데 내년 총선까지 홍 시장의 당원권이 중지됐으므로, 정치적으로는 큰 타격을 입게 됐다는 뜻이다. 홍 시장이 "발언권이 정지된 것은 아니다"고 항변해도, '중징계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홍 시장이 수해 골프에 대해 고개를 숙이고, 수해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등 자숙하는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한 '정상 참작'이 없었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의힘 4선 중진인 윤상현 의원은 28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홍 시장 대한 징계 수위가 "좀 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이 사과하고 수해 현장에 봉사활동을 갔는데도 10개월을 때렸다"고 했다.
이어 "보통 당원권 정지하면 6개월, 1년, 2년 이렇게 때리는데 10개월 때리는 경우는 없다. 1년이면 1년이지 왜 10개월이냐"며 "지금부터 10개월이면 내년 총선 끝날 때로, '총선까지 입 닥쳐라' 그런 의미다"고 풀이했다.
그는 또 "홍준표 시장은 당대표, 대통령 후보까지 한 당의 자산이고 어른인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며 "우리 지도부가 사람을 내치는 뺄셈 정치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다"고 날을 세웠다.
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그동안 홍 시장이 당내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기보다 '자기 정치'를 해왔기 때문 아닐까"라며 "당내 기반이 탄탄하지 않다는 것을 드러내는 일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홍 시장은 당의 징계 이후 평상심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징계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 이상 갈등이 증폭되고 재생산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나는 아직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있다"고 썼다.
그는 28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의무봉'이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하며 "그렇게만 살 수 있다면 세상이 얼마나 평온할까요"라고 했다. 천의무봉이란 선녀의 옷에는 바느질한 자리가 없다는 뜻으로, 일부러 꾸민 데 없이 자연스럽고 아름다우며 완전하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홍 시장은 "공직에 들어와서 40년 동안 늘 그 말을 가슴에 새기고 살았지만, 단 한 번도 그걸 실천해본 일이 없었다. 늘 각박했고 늘 여유가 없었다"며 "공직이 끝날 때쯤이면 그걸 느껴볼 여유가 생길까요"라고 했다. 이어 "오늘 종정 예하 큰스님께서 참고 기다리는 인생이 아름답다고 하시면서 보내 주신 반야심경이 새겨진 부채를 받았다"며 "반야심경 마지막 구절인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읊조리면서 평상심을 가지라고 하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에서도 홍 시장에 대한 '당원권 정지 10개월' 징계는 '과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비슷한 논란으로 윤리위에 회부됐던 다른 의원들과 형평성을 고려했을 때, 적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수해 복구 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는 발언으로 징계를 받은 김성원 의원은 당원의 정지 6개월의 처분을 받았었다. 김 의원에 대한 징계 역시 당시 '중징계'라는 평가가 많았다.
반면, '수해 중 골프'라는 같은 사안으로 '제명'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던 홍문종 전 의원의 경우 직접적으로 비교 대상이 되기는 힘들다는 평가가 많다. 홍 전 의원 논란은 지난 2006년 일어난 일로, 그 사이 골프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하태경 의원은 이와 관련 "과거에는 골프가 약간 특별한 스포츠였지만 지금은 대중 스포츠가 됐다"며 "골프를 불온시하는 정치 문화, 이건 좀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징계인 듯 아닌 듯 애매한 '10개월'…'총선까지' 노렸나
결국 애매하게 '10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린 것은 내년 4월로 예정된 총선을 겨냥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홍 시장이 총선을 앞두고 '설화'로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은 물론, 공천을 결정하는 중앙당 공직선거 후보자추천 관리위원회(공관위) 등 당무에 관한 홍 시장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만약 홍 시장이 내년 대권을 노린다면, 홍 시장의 입장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홍준표의 사람들'을 많이 배출하는 게 큰 정치적 과제가 된다. 그런데 내년 총선까지 홍 시장의 당원권이 중지됐으므로, 정치적으로는 큰 타격을 입게 됐다는 뜻이다. 홍 시장이 "발언권이 정지된 것은 아니다"고 항변해도, '중징계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홍 시장이 수해 골프에 대해 고개를 숙이고, 수해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등 자숙하는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한 '정상 참작'이 없었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의힘 4선 중진인 윤상현 의원은 28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홍 시장 대한 징계 수위가 "좀 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이 사과하고 수해 현장에 봉사활동을 갔는데도 10개월을 때렸다"고 했다.
이어 "보통 당원권 정지하면 6개월, 1년, 2년 이렇게 때리는데 10개월 때리는 경우는 없다. 1년이면 1년이지 왜 10개월이냐"며 "지금부터 10개월이면 내년 총선 끝날 때로, '총선까지 입 닥쳐라' 그런 의미다"고 풀이했다.
그는 또 "홍준표 시장은 당대표, 대통령 후보까지 한 당의 자산이고 어른인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며 "우리 지도부가 사람을 내치는 뺄셈 정치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다"고 날을 세웠다.
◆'징계 과했다'면서도 공개적 비호 발언 찾기 힘든 이유
다만, 당내에서 '징계가 과했다'는 평가가 많으면서도 공개적으로 홍 시장을 비호하는 목소리를 찾기는 쉽지 않다.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그동안 홍 시장이 당내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기보다 '자기 정치'를 해왔기 때문 아닐까"라며 "당내 기반이 탄탄하지 않다는 것을 드러내는 일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홍 시장은 당의 징계 이후 평상심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징계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 이상 갈등이 증폭되고 재생산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나는 아직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있다"고 썼다.
그는 28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의무봉'이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하며 "그렇게만 살 수 있다면 세상이 얼마나 평온할까요"라고 했다. 천의무봉이란 선녀의 옷에는 바느질한 자리가 없다는 뜻으로, 일부러 꾸민 데 없이 자연스럽고 아름다우며 완전하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홍 시장은 "공직에 들어와서 40년 동안 늘 그 말을 가슴에 새기고 살았지만, 단 한 번도 그걸 실천해본 일이 없었다. 늘 각박했고 늘 여유가 없었다"며 "공직이 끝날 때쯤이면 그걸 느껴볼 여유가 생길까요"라고 했다. 이어 "오늘 종정 예하 큰스님께서 참고 기다리는 인생이 아름답다고 하시면서 보내 주신 반야심경이 새겨진 부채를 받았다"며 "반야심경 마지막 구절인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읊조리면서 평상심을 가지라고 하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