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정제마진 하락에 적자 전환…배터리는 분기 최대 매출(종합)

SK온 영업손실은 1천315억원으로 역대 최저…상반기 배터리 매출 7조원

SK이노베이션이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정제마진 하락 여파 등으로 올해 2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재확인했다.
SK이노베이션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이 1천6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이익 2조3천292억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8일 공시했다.

이번 영업손실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영업이익 466억원)와 크게 엇갈렸다. 매출은 18조7천27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

순손실은 1천204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천157억원, 4천818억원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유가와 정제마진 하락으로 석유 사업이 영향을 받았지만, 화학 사업의 견조한 시황, 배터리 사업의 신규공장 수율 향상과 미국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반영 효과 등으로 손실 폭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사업은 지난해 신규 가동을 시작한 공장들의 생산성 향상과 판매량 증가 등에 힘입어 SK온이 출범한 2021년 4분기 이래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인 3조6천96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분기(3조3천53억원) 대비 12%, 전년 동기(1조2천880억원) 대비 187% 성장한 수준이다. SK온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약 7조원으로, 작년 상반기(약 2조5천억원)와 비교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SK온의 영업손실 규모는 1천315억원으로, 전 분기(-3천447억원) 대비 약 2천100억원을 줄여 출범 이래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규 공장 수율이 향상되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AMPC 효과(1천670억원)가 반영된 덕분이다.

특히 SK온은 기업의 현금창출능력을 보여주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725억원으로, 작년 3분기(94억원)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석유 사업은 전 분기 대비 6천860억원 하락한 4천1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화학 사업은 나프타(납사)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관련손실 등에도 파라자일렌(PX) 중심의 견조한 시황으로 전 분기 대비 613억원 증가한 1천70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윤활유 사업은 유가 하락에 따른 원가 감소로 마진이 개선되며 영업이익 2천599억원을 기록했고, 석유개발사업 영업이익은 682억원에 그쳤다.

소재 사업은 전 분기보다 적자 규모가 39억원 줄며 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하반기에는 드라이빙 시즌과 여행 수요 회복에 따라 휘발유, 항공유 등 석유 제품 전반에 대한 수요가 늘고 석유제품 수급이 개선되며 정제마진이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학 사업은 중국 국경절(10월) 수요 등의 영향으로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의 점진적 개선이 점쳐진다.

PX는 중국 대형 PX 설비 재가동에 따른 공급 증가로 보합세가 예상된다.

윤활유 사업은 판가 하락에도 중국의 리오프닝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견조한 스프레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사업은 신규 공장 조기 안정화와 고객사의 판매량 증가로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AMPC 수혜액이 상반기 대비 대폭 증가하며, 추가적인 손익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를 포함한 그린 포트폴리오 강화와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미래에너지 유망기술을 보유한 아모지, 펄크럼 바이오에너지, 에어레인 등에 투자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지난달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미래에너지 영역에 대한 추가 투자와 공동 연구개발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공개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리포트에서 오는 2026년까지 1조790억원을 미래 에너지 기술과 사업에 투자한다는 중기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