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쇼핑하고 여수 맛집 '우르르'…中 제친 큰손 관광객은 [조미현의 Fin코노미]

사진=뉴스1
베트남 관광객이 중국 관광객을 제치고 '큰손'으로 떠오른 가운데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도 여행 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씨카드가 28일 최근 3년간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 120만여명의 국내 가맹점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베트남 관광객이 수도권 외 지역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결제건수는 468% 폭증했습니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 평균(358%)을 크게 웃돈 것입니다. 관광 목적의 외국인 관광객을 분석하기 위해 국내 단기 체류 기간 최대 90일 이상 결제된 카드는 제외한 분석 결과입니다.올해 상반기 기준 베트남 관광객 결제건수가 300% 이상 증가한 지역은 서울·제주·경기·부산·전남이었습니다. 베트남 직항 노선이 개설된 곳의 방문이 유독 두드러졌습니다. 부산은 부산 엑스포 유치 글로벌 홍보 활동으로 부산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전남은 올해부터 베트남 단체관광객 대상 '무사증 입국제도(최대 15일 체류)' 시행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입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폭증의 가장 큰 이유로 코로나 이후 다시 열린 '하늘길'을 꼽을 수 있다"며 "베트남 관광객이 대한민국 동서를 가로지르며 여행 반경이 컸음을 알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지역별로는 보면 베트남 관광객은 서울에서는 덕수궁, 가로수길, 경의선숲길 등에서 결제 건수가 많았습니다. 제주에서는 제주국제공항 면세점과 함께 벚꽃과 유채꽃 명소인 제주시 연동의 예래생태공원에서 결제 빈도가 높았습니다.경기에서는 가평군 자라섬, 용인 한국민속촌, 부산에서는 해운대구 신세계 센텀시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등에서 소비를 많이 했습니다. 베트남 관광객은 여수 이순신광장, 목포 해상케이블카, 순천 순천만국가정원에서도 카드 결제를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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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관광객은 K팝과 K드라마 영향으로 모자·신발 등 잡화(결제건수 증가율 984%), 의류(696%)에서 결제를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화장품과 건강식품 등 전통적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품목도 베트남 관광객에게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비씨카드 분석에 따르면 베트남 관광객의 1회 카드 결제 평균 금액은 전년 대비 89% 증가한 19만7000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미국·일본·중국·대만 등 조사 대상국 가운데 1위였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친 뒤 중국 관광객을 제치고 베트남 관광객이 큰손으로 급부상한 것입니다. K 콘텐츠의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비씨카드는 베트남 관광객이 국내 가맹점에서 현지 카드인 'NAPAS 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결제 네트워크 연결을 끝냈습니다. 우상현 BC카드 부사장은 "BC카드는 올해 한국방문의 해를 맞이해 다양한 소비 데이터 기반으로 외국인 관광객 발길이 이어지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