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은 대형 SUV, 연비는 경차 수준?…'하이랜더' 타보니 [신차털기]
입력
수정
올해 국내서 세 번째 도요타 전동화 모델도요타의 준대형 7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하이랜더'를 지난 27일 타봤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13.8km/L 연비
인포시스템 '도요타 커넥트' 적용
아웃도어·반려동물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대응
이번에 선보이는 하이랜더는 'RAV4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하이브리드(HEV)'와 '크라운'에 이어 도요타가 올해 국내에 새롭게 선보이는 세 번째 전동화 모델이다.도요타는 2018년부터 국내에서 이어진 '노 재팬(일본제품 불매)' 분위기가 서서히 사그라들면서 올 들어 여러 차종을 한국에 출시하고 있다.
그중 하이랜더는 현대차 팰리세이드 등 국내(수입차 포함)에도 몇 없는 준대형 SUV 시장을 공략하는 모델이다.
후면부 역시 기존 도요타, 렉서스 등 그룹사 패밀리룩을 채택했다.차체 크기는 전장 4950mm, 전고 1730mm, 전폭 1930mm에 휠베이는 2850mm다. 경쟁 차량으로 예상되는 팰리세이드(전장 4995mm, 전고 1750mm, 전폭 1975mm, 휠베이스 2900mm)보다는 소폭 작다.또다른 경쟁 모델인 기아 모하비(전장 4930mm, 전고 1790mm, 전폭 1920mm, 휠베이스 2895mm)와 유사한 수준이다.
실내는 중후하면서 점잖은 느낌을 강조했다. 3열 구성의 7인승 공간은 각 열 시트를 계단식으로 배치해 시야를 최대한 확보했다. 2열은 독립 구조를 채택했고, 아웃도어 활동을 위해 2열과 3열을 평평하게 접을 수 있다.3열에 앉아보니 성인이 앉기에는 다소 비좁았다.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 3열보다는 중형 SUV 싼타페와 더 비슷한 느낌이다. 레그룸 공간 확보가 쉽지 않았다.실제 주행에 돌입해보니 도요타의 '명품 하이브리드' 그 느낌 그대로였다. '이게 준대형 SUV가 맞나' 싶을 정도로 고급스러운 주행감을 자랑했다.
하이랜더에는 2.5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에 직·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더해져 시스템 총 246마력을 낸다. 연료효율은 L당 13.8㎞(복합)다.
하이브리드 답게 중저속에서는 대부분 EV 모드로 달리면서 연료 효율을 높였다.초반 전기모드로 갈 때는 부드러운 주행감의 끝을 보여준다. 차체를 설계할 때부터 묵직하고 정숙한 느낌의 주행감에 초점을 맞춰 부품의 자리를 배치한 영향이라고 도요타 관계자는 설명했다.
하이랜더는 'TNGA-K(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K)'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강성 차체, 차량 하부의 진동 감소 대책, 최적의 서스펜션 조율을 통해 편안한 승차감을 끌어올렸다. 특히 대시보드와 센터콘솔 주변 흡·차음 설계로 실내유입 소음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또 윈드쉴드와 앞 도어에 적용된 어쿠스틱 글라스와 사이드 미러의 디자인, 보닛 후드의 형상 개선 등으로 주행 중 발생되는 풍절음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더불어 가속 시 차체의 움직임을 잡아주는 '피치 보디 컨트롤'(Pitch Body Control)이 적용됐는데, 고속 주행이 아니라면 마치 세단을 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효율적 연비에도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주행 중 전기모터에서 엔진으로 넘어가거나, 반대로 엔진 개입이 중단되고 전기모터가 재작동 할 때의 그 특유의 이질감이 불편해서다. 주행감에 민감한 운전자들은 하이브리드차 특유의 꿀렁임을 선호하지 않는다.
하이랜더 최대 장점은 EV 모드에서 엔진 개입으로 넘어갈 때 부드럽다는 점이다. 대형 SUV에 가깝지만 차체 밑에서 올라오는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다.
다만 준대형 SUV이다보니 고속 주행에서의 다이내믹함을 기대하긴 어려웠다.가격은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하이랜더는 '리미티드'와 '플래티넘'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되는데 리미티드의 경우 6660만원, 플래티넘은 7470만원이다. 반면 팰리세이드가 3900만~5100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차체 크기가 좀더 작은 하이랜더가 1500만원 이상 비싸다.다만 팰리세이드의 경우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다는 점, 수입차인 포드 익스플로러 하이브리드 가격이 8100만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저렴하게 느껴질 수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