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난 넷플릭스 드라마 뒤엔…알고 보니 '이 회사' 있었다 [인터뷰]

에스팀, '모델 회사' 넘어 '종합 창작 집단'으로
콘텐츠 제작에 DJ 매니지먼트까지 '전방위 활약'
믹스콘 김영준 상무이사 "웰메이드 제작사로 도약"
"DJ 레이블 6081레코즈도 스펙트럼 넓힐 것"
사진=넷플릭스 '셀러브리티' 스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셀러브리티'가 넷플릭스 톱10 비영어 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글로벌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시선을 끄는 의상에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까지 화려한 셀럽의 삶을 그리는 만큼 드라마의 비주얼적 요소가 특히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숨은 공신'으로 모델 소속사인 에스팀이 꼽히고 있다.

에스팀은 '셀러브리티'의 비주얼 스페셜리스트 역할을 맡아 주·조연 배우들의 스타일을 컨설팅하고, 극 중 발망 패션쇼의 세트 프로덕션을 진행했다. 불가리·발망·메종마레·미스지컬렉션·사몰가 등 국내외 유명 패션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패션이 부각되는 많은 장면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수많은 글로벌 브랜드의 패션쇼와 이벤트를 기획 및 연출해온 에스팀의 노하우가 있었기에 가능한 작업이었다.

2004년 패션 이벤트 기획사이자 모델 매니지먼트사로 출범한 에스팀은 엔터테이너·인플루언서·스페셜리스트까지 매니지먼트 영역을 다각화하며 현재는 약 400명의 소속 아티스트와 함께하고 있다.

단순히 '모델 회사'로만 에스팀을 알고 있다면 오산이다. 에스팀은 '종합 창작 집단'으로 도약하고 있다. 다수의 아티스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 동시에 이벤트 기획 및 콘텐츠 제작 인력·능력도 갖춰 비즈니스 영역을 무한 확장하고 있다. 어떠한 포맷이든 기획·제작·마케팅할 수 있는 에스팀만의 인프라는 IP(지적재산) 경쟁 시대에서 막강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에스팀 미디어 제작 파트 믹스콘 김영준 상무이사 /사진=에스팀 제공
2010년 에스팀에 입사해 현재 멀티미디어 제작 파트 믹스콘(mixcon)을 책임지고 있는 김영준 상무이사는 "과거에는 에스팀을 장윤주가 소속된 곳 정도로 아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업계를 넘어서서 웬만한 분들이 에스팀이라는 회사 자체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현재의 에스팀은 하나의 거대한 크리에이티브 집단"이라고 말했다.

믹스(MIX) 콘텐츠(CONTENTS)라는 뜻을 지닌 믹스콘은 영상을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한다. 기본적인 콘텐츠 제작을 넘어 기획부터 브랜드 협업, 아티스트 활용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

구찌·미스지컬렉션·제네시스 등 브랜드의 숏 필름과 서울패션위크 패션 필름을 제작했으며, '셀러브리티' 외에도 SBS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했다. 단편영화도 제작했다. '모르는여자'는 전주국제영화제·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미국 판타스틱 페스트, '종이인형'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춘천 SF 영화제, '은명'은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도쿄쇼트쇼츠 영화제에 초청 상영됐다.포트폴리오는 더 폭넓게 확장될 전망이다. 상업 장편 영화와 뮤지컬은 물론 패션 관련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과 인물 리얼리티 다큐 예능 프로그램 제작 등의 계획을 갖고 있다. 김 상무이사는 "패션 인더스트리를 벗어나서 조금 더 다양하게 웰메이드의 기획과 결과물을 선보이는 제작사로 나아가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믹스콘 김영준 상무이사와 DJ 코지훈 /사진=에스팀 제공
'모델 회사'라는 씨앗에서 뻗어 나온 각 뿌리를 다양한 콘텐츠로 세분화해 발전시키고 있다는 점이 에스팀을 굳건히 지탱하는 힘인 듯했다. 패션쇼장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까지 소속 DJ들의 손끝에서 나온다. DJ 레이블 6081레코즈를 통해서다.

김 상무이사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6081레코즈에는 총 10인의 DJ들이 소속돼 있다. 이들은 페스티벌과 클럽 무대를 비롯해 전시회·패션쇼·론칭 이벤트·팝업스토어 등을 무대로 활동 중이다. 김 상무이사는 "DJ들 모두 음악을 잘하고 개성 있다"면서 "출신이 다양한데 자기 배경과 경험을 바탕으로 개성을 표현함에 거리낌이 없다. 음악 세계와 활동 스펙트럼을 넓히려 노력하는 사람들"이라고 소개했다.DJ를 꾸준히 추가 영입할 의사도 있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음악을 잘 알아야 한다. 또 패션과 관련된 일이 많다 보니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분들에게 주목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신만의 색깔은 물론이고 공연 전체를 기획하는 기획력과 연출력을 가졌거나 컬래버 활동으로 영역을 넓히고자 하는 아티스트인지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활동 범위가 넓고 자유롭다는 점은 아티스트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다. 모델 겸 DJ로 활동하고 있는 코지훈 역시 이러한 점에 끌려 6081레코즈와 손을 잡았다. 김 상무이사는 "지훈이를 영입할 때 음악과 모델 두 가지를 다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DJ 코지훈 /사진=에스팀 제공
DJ 코지훈은 "모델이기도 해서 브랜드 행사를 하러 가면 시스템이나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더 높다. 공부할 때 시작점이 다르다"면서 "음악을 틀 때 각 브랜드별로 가이드라인이 들어오는데 그 방향성도 쉽게 캐치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6081레코즈의 최종 목표는 DJ들의 진출 영역을 넓히는 거라고. 김 상무이사는 "음악 레이블로써 음원도 발매하고, 공연 기획이나 제작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DJ 코지훈은 "소속 아티스트들이 트랙을 만들어서 발매하는 게 가장 가까운 목표"라면서 "이게 쌓이면 해외 활동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