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떼먹고 직원들 날벼락 해고 후 잠적한 '악덕 사장' 실형

잠적 상태서 재판 진행…뒤늦게 재심 청구했으나 또 징역 8월
근로자들 임금을 상습적으로 체불하고 갑작스레 해고를 통보하고는 잠적한 '악덕 사장'이 법원의 실형 판결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으나 결과는 뒤바뀌지 않았다.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는 근로기준법 위반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7)씨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통신기기 소매업을 운영한 A씨는 근로자 8명의 임금 6천200여만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근로자들에게 '일주일 안에 퇴사하라'며 사전 예고 없이 해고하면서 7명의 해고예고수당 2천2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와 퇴직금 6천500여만원을 주지 않은 혐의도 더해졌다. A씨는 이 같은 범죄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단 한 차례도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결국 재판부는 공시송달 절차를 거쳐 불출석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했고, 1심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나 2심은 징역 8개월의 실형을 내렸다.

공시송달은 피고인 등이 서류를 받지 않고 재판에 불응할 때 관보에 내용을 게재한 뒤 그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A씨는 확정된 형의 집행으로 구금되면서 판결 선고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자 상소권회복을 청구하고 대법원에 상고장을 냈고, 춘천지법은 이를 받아들여 다시 한번 A씨의 사건을 살폈다.

재판부는 "피해 근로자 수와 미지급된 임금과 퇴직금 규모에 비추어 볼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도 피고인은 수사기관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거나 공소가 제기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장기간 소재 파악을 어렵게 하는 등 범행 후 정황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