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서 야당-경찰 충돌…"120여명 이상 부상"

野 "내년 초 총선 공정하게 치르기 위해선 총리 사퇴해야"
내년 초 총선을 앞둔 방글라데시에서 야당과 경찰이 충돌해 양측에서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30일(현지시간) AP와 신화 통신에 따르면 제1야당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 지지자와 당원 수백명이 전날 수도 다카 곳곳의 간선도로를 봉쇄하려고 하자 경찰이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하고 곤봉을 휘두르며 해산을 시도했다.

5시간여 동안 이어진 충돌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경찰측은 최소 90명의 BNP 지지자를 체포했고 경찰관 20명도 다쳤다고 말했다. 또 BNP 지도자 2명이 일시 구금되기도 했다.

경찰은 야당 지지자들이 벽돌 조각 등을 던지며 맞섰고 경찰차를 몽둥이로 공격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BNP측은 100명 이상의 지지자가 부상하고 적어도 124명의 당원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말했다. 앞서 28일에는 BNP가 시내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고, 이에 여당인 아와미연맹(AL) 지지자들도 맞불집회를 개최했다.

BNP와 BNP에 동조하는 다른 야당들은 셰이크 하시나 총리가 2018년 총선 결과를 조작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이런 상황에서 내년 1월로 예정인 총선을 공정하고 자유롭게 치르기 위해선 하시나 총리가 사퇴하고 중립적 과도정부를 수립해야 한다며 작년 8월 이후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특히 하시나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로서, 부패죄로 복역중인 칼레다 지아 BNP 총재의 무조건적 석방도 요구사항의 하나다.

하지만 네번째 연속 집권을 노리는 하시나 총리는 헌법에 명시된 대로 총선은 정부 감시 아래 치러져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미국과 유럽연합(EU), 유엔은 양측이 자제심을 발휘해 신뢰할만한 총선 실시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선 1991년 이후 준군사 통치가 이뤄진 2007∼2008년을 제외하고는 AL과 BNP가 번갈아 집권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