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협주곡' 연주하는 손열음 "거대한 희열 불러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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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손열음 인터뷰
도이치 방송 오케스트라 협연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연주
"극한의 기교보단 섬세한 감정선 집중"
"특유의 회화적인 감성 살려내고 싶어"
도이치 방송 오케스트라 꾸준히 러브콜
"독일 정통 사운드에 세련된 음색까지 갖춰"
"잉키넨은 과감한 결단력 갖춘 훌륭한 지휘자"
"연주 자체로 오롯이 각인되는 피아니스트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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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솔리스트가 2009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와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세계무대에서 활약 중인 피아니스트 손열음(37)이라면 얘기는 조금 달라진다. 탄탄히 쌓아온 기량을 마음껏 펼쳐낼 기회가 될 수 있어서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들고 한국 청중과 만난다. 오는 9월 13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독일 명문 악단 도이치 방송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 협연자로서다. 손열음은 1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극한의 기교를 요구하는 곡이지만 그에 매몰되기보단 라흐마니노프가 악보에 그려낸 섬세한 감정선을 살려내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 호흡을 길게 끌어가면서 러시아 음악 특유의 웅장함, 장대함을 펼쳐내는 데에 힘을 쏟을 것”이라며 “완성도 높은 연주로 거대한 희열감과 쾌감을 불러일으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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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열음은 도이치 방송 오케스트라가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는 협연자 중 하나다. 2014년 프랑스 현지·내한 공연, 2021년 독일 현지 공연 등에서 합을 맞춘 바 있다. 그는 “도이치 방송 오케스트라는 베토벤과 브람스로 이어지는 독일 정통 사운드를 계승하면서도, 남서부 지방 특유의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음색을 지켜온 악단”이라며 “특히 음향 전체의 무게감을 잡아주는 저음 현의 독특한 색채는 어떤 악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번 호흡한 악단인 만큼 앙상블에서만큼은 걱정이 없다"며 "분명 만족할 만한 연주를 들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의 지휘봉은 도이치 방송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와 일본 재팬 필하모닉 수석지휘자, KBS교향악단 음악감독을 겸하고 있는 ‘젊은 거장’ 피에타리 잉키넨이 잡는다. 그와 손열음은 앞서 2021년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에서 열린 심포니 콘서트에서 만남을 가진 바 있다. 손열음은 잉키넨에 대해 “과감한 추진력과 결단력으로 악단의 방향성을 만들어내는 훌륭한 지휘자”라고 했다.
“그는 언제나 작품에 대한 정교한 분석과 확실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요. 악단을 통솔하는 역량뿐 아니라 솔리스트와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가기 위해 소통하는 능력도 뛰어나죠. 그와의 작업에선 지루할 틈이 없어요.”
손열음은 어떤 음악가로 기억되고 싶을까. “연주 자체가 흔적이 되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연주자들을 떠올려 보면 온전히 그의 음악, 소리로만 기억되더라고요. 이름이 무엇인지, 어떤 상을 받은 음악가인지, 국적이 어디인지 등은 생각할 필요도 없이요. 저 또한 청중에게 어떤 수식어가 아닌 오롯이 연주로 각인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게 청중이 가장 순수하게 사랑할 수 있는 피아니스트가 되는 방법이 아닐까요.”
도이치 방송 오케스트라가 내한하는 건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의 서곡, 베토벤 교향곡 7번 등이 함께 연주될 예정이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