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中 알짜 자회사 3000억에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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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현금 확보 나서CJ제일제당이 중국 알짜 자회사를 3000억원에 매각했다. 선택과 집중을 위해 ‘비비고’ 등 핵심 브랜드와 연관 없는 해외 자회사를 매각한 것이라는 게 CJ제일제당의 설명이다. 일각에선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고전 중인 CJ그룹의 재무 안정성 도모 차원에서 캐시카우인 CJ제일제당이 현금 확보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中 반찬회사 지샹쥐 지분 60%
전량 처분…차익 2000억 넘어
비비고 등 K푸드 사업에 집중
그룹 엔터 부진에 존재감 커져
중국 지샹쥐 매각
CJ제일제당은 중국 식품 자회사 지샹쥐 보유지분 60% 전량을 매각했다고 31일 발표했다. 매각 대금은 약 3000억원이다. 매수자는 복수의 중국 기관투자가와 지샹쥐의 기존 2대 주주인 현지 업체로 전해졌다.지샹쥐는 중국식 반찬류인 자차이(일명 짜사이)와 중국식 장류 등을 판매하는 업체다. 지난해 매출 2091억원, 순이익 261억원을 낸 알짜 회사다. CJ제일제당은 2011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지샹쥐 지분 총 60%를 385억원에 인수했다. 이번 매각 대금은 인수 당시 투입한 자금의 8배에 이른다.
CJ제일제당이 지샹쥐를 매각한다고 중국 사업을 축소하는 것은 아니다. 비비고 냉동식품과 ‘다시다’ 등 주력 제품은 중국의 또 다른 자회사 청도식품을 통해 생산·판매한다. CJ제일제당의 중국 매출은 지난해 4574억원으로 해외 전체 매출 5조1811억원의 8.8%를 차지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K푸드 관련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지샹쥐를 좋은 조건에 매각할 기회가 왔다”며 “매각 대금은 주로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캐시카우’의 현금 확보
CJ제일제당의 실적은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바이오 사업을 중심으로 악화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 8조원(CJ대한통운 포함한 연결 기준)을 넘겼던 매출은 4분기 7조5700억원에 이어 올해 1분기엔 7조원으로 줄었다.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변수가 많다. 원당, 소맥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이 발목을 잡을 요인으로 꼽힌다. 경기 침체 시 더 저렴한 제품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현상인 ‘트레이딩 다운’이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어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CJ제일제당도 일정 부분 영향이 있을 것이란 분석도 유통업계에서 나온다. CJ제일제당이 자회사 매각으로 현금 확보에 나선 것은 시장이 예상 밖으로 안 좋아지는 데 대응하기 위한 조처로 분석된다.CJ그룹 차원에서도 CJ제일제당의 재무 건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CJ는 CJ ENM과 CJ CGV의 실적 부진, CJ라이브시티 사업 연기 등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주사인 CJ㈜의 최대 캐시카우다. 지난해 CJ㈜의 상표권 사용수익 1263억원 중 473억원이 CJ제일제당에서 나왔다. 계열사 배당금(총 1050억원) 중에서도 CJ제일제당이 지급한 금액이 537억원으로 가장 많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