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민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 아니 '4관왕' 목표"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400m서 5위, 800m서는 한국신기록
손가락 3개를 들었던 김우민(21·강원도청)이 곧 하나를 더 추가해 '4개'를 폈다.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에서 얻은 자신감을 동력으로 김우민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4관왕'에 도전한다.

세계선수권을 마치고 31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으로 들어선 김우민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3개 이상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조금 더 솔직해져도 된다"는 취재진의 부추김에 김우민은 수줍게 웃으며 손가락 4개를 펴고 '4관왕 의지'를 드러냈다. 역대 아시안게임 수영에서 단일 대회 4관왕에 오른 한국 선수는 없다.

최윤희가 1982년 뉴델리 대회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3관왕에 올랐고, 박태환이 2006년 도하와 2010년 광저우에서 두 차례 3관왕을 차지했다.

김우민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자유형 400m, 800m, 1,500m, 계영 800m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우민은 남자 자유형 400m 예선(3분44초50)과 결승(3분43초92)에서 연거푸 개인 기록을 경신하며 세계 톱5에 안착했다.

지난해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3분45초64로 6위를 했던 김우민은 1년 사이에 기록을 1초72나 단축하며 세계선수권 개인 최고 순위도 5위로 한 계단 올렸다. 지난해와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남자 자유형 800m 결승에 오른 아시안 선수는 김우민, 단 한 명뿐이다.
김우민은 남자 자유형 800m에서는 7분47초69로 박태환이 2012년 8월 런던올림픽에서 세운 7분49초93을 2초24 당긴 한국기록도 세웠다.

박태환의 자유형 800m 기록은 2012 런던 올림픽 1,500m 경기 중 측정한 '800m 구간 기록'이다.

공식 800m 경기였다면 박태환이 기록을 더 단축했을 가능성은 크다.

하지만, 현역 선수들 기록과 비교하면 김우민은 이미 아시아 최정상급이다.

이번 후쿠오카 대회에서 김우민은 자유형 800m 14위를 했다.

김우민보다 앞선 아시아 선수는 없었다.

김우민은 후쿠오카 자유형 1,500m에서는 기권했지만, 항저우에서는 금메달을 노리고 경기에 나설 생각이다.

황선우(20), 양재훈(25·이상 강원도청), 이호준(22·대구광역시청)과 팀을 이룬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남자 800m 계영에서는 아시아 팀 중 유일하게 결승에 진출해 7분04초07의 한국 신기록으로 6위를 한 터라, 아시안게임 첫 단체전 금메달을 향한 열망은 더 강해졌다.

김우민은 "정말 열심히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을 잘 준비했는데, 출전한 경기에서 모두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워서 기분 좋다"며 "9월 아시안게임과 내년 7월 파리 올림픽까지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후쿠오카 대회에서 김우민은 자신감과 교훈을 모두 얻었다.

김우민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수영하는 모습을 자세히 봤다"며 "그들을 통해 내게 부족한 걸 발견했다.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전까지 보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