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대부' 밥 레이턴 "현실적 슈퍼히어로, 인기 비결이죠"

1970·80년대 마블코믹스서 활약한 만화가…첫 방한 인터뷰

"토니 스타크는 다른 슈퍼히어로처럼 마법을 쓰거나 방사능에 노출된 거미에게 물려서 힘을 얻은 게 아니죠. 자기 능력으로 만들어낸 슈트를 입고 슈퍼히어로가 됐잖아요. 또 과학적으로나 현실적으로 가능한 기술들이 슈트에 반영됐어요.

그런 것들이 대중의 마음을 두드린 요소였다고 생각합니다.

"
마블 코믹스에서 아이언맨 등 여러 시리즈의 공동 작가로 활동한 밥 레이턴은 지난달 30일 서울 동대문구 DCC 카페 다이스라떼에서 첫 방한 팬 사인회를 마친 후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며 아이언맨의 인기 요인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아이언맨은 마블 시리즈의 대표적인 캐릭터이자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은 캐릭터다.

보통 아이언맨 캐릭터를 만든 이로는 마블의 창립자 스탠 리를 떠올리지만, 레이턴은 우리가 영화를 통해 친숙하게 알고 있는 아이언맨의 여러 설정과 주요 캐릭터를 만들어 황금기를 이끈 작가다. 토니 스타크의 친구인 제임스 로즈와 워 머신 등 보조 캐릭터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스탠 리가 아이언맨의 아버지라면 나는 대부(代父)"라며 "아이언맨이 1962년 탄생했지만, 대중적으로는 그리 유명하지 않았을 때 캐릭터를 재해석해서 오늘날 우리가 아는 모습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토니 스타크가 술독에 빠져 살면서 슬럼프를 겪다가 극복하는 내용을 담은 '병 속의 악마' 편을 대표작으로 꼽았다. 당시 슈퍼히어로 만화에서는 거의 등장하지 않았던 알코올중독과 같은 사회적인 문제를 끌고 왔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는 설명이다.
레이턴은 한국 드라마의 열렬한 팬을 자처하기도 했다.

그는 "할리우드는 트랜스포머나 바비 같은 작품을 만들 뿐 더 이상 로맨틱코미디 영화를 만들지 않는다"며 "반면, 한국 드라마는 주로 가족 문제와 관계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특히 "부모님의 반대를 딛고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재밌게 느껴졌다"며 드라마 '킹더랜드'를 좋아한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레이턴은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지난 4월부터 팬들과 만나는 세계 투어를 진행하며 그리스와 프랑스, 덴마크, 스페인을 방문했고, 아시아에서는 한국을 가장 먼저 찾았다.

이달 30일까지 한국에 머물 예정이다.

4일과 11일에는 DCC에서 마스터클래스라는 이름으로 한국의 만화 제작자, 팬들과 만나 강연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19일부터 25일까지는 DCC와 시공사가 메가박스 성수에서 공동 개최하는 '2023 서울 코믹스 위크'에 참가한다. 이 행사에는 한국인 마블 작가들도 참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