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장관 "살인적 폭염…열사병 위험 있으면 작업 중지해야"(종합)

오픈채팅방 '중대재해 사이렌'에서도 폭염 관련 안전 수칙 안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1일 "극심한 폭염에 따라 열사병 등 온열질환 발생의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사업주가 작업중지권을 행사해 근로자의 건강장해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주재한 '폭염 대응 긴급 지방관서장 회의'에서 "올해의 폭염은 전 세계적으로 사막의 선인장도 말라 죽일 정도의 살인적 폭염으로, 우리나라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51조에 따르면 사업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는 즉시 작업을 중지시키고 근로자를 대피시키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노동부는 이날 폭염에 대비한 비상 체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 장관은 "8월 한 달 동안 가용할 수 있는 전국의 산업안전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폭염 대응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물과 그늘, 휴식 등 온열질환 예방 3대 기본 수칙뿐 아니라 폭염에 따른 단계별 대응 요령도 현장에서 준수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상으로 회의에 참석한 지방 청장·지청장들에게 "폭염에 취약한 소규모 건설 현장을 적극적으로 예찰해달라"며 "콘크리트 타설 등 작업 강도가 특히 높은 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건강을 세심하게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이 장관은 창고형 대형마트인 코스트코의 20대 근로자가 폭염에서 일하다 숨진 사고와 관련해 "국민적 우려가 높은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사고 원인과 관계 법령 위반 여부 등을 철저히 조사하고, 그 결과 법 위반이 확인되면 엄정히 조치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A(29) 씨는 지난 6월 19일 오후 7시께 코스트코 하남점 주차장에서 카트 및 주차 관리 업무를 하던 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이 사건은 노동부 경기지청 광역중대재해수사과가 조사 중이다.

이 장관은 "물류센터, 대형 유통업체는 실내 작업장이지만 작업 장소에 따라 외부 온도의 영향을 많이 받아 폭염에 노출되기도 한다"며 "냉방이나 환기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으면 온열질환 발생 우려가 높으므로 실내 작업장에 대한 온열질환 예방 대책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부 관계자들과 사업주들이 함께 가입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중대재해 사이렌'에서도 사업장이 준수해야 하는 폭염 관련 안전 수칙을 안내하고 있다.

노동부는 이날 '중대재해 사이렌'에 폭염 특보 상황을 공유하면서 "당분간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에 따라 근로자 보호 조치에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바랍니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