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 '뱀 출몰'…"덥고 습한 야생 못 견뎌 도심으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형 아파트가 즐비한 도심에 뱀이 출몰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뱀 출몰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6월12일에는 전남 여수 한 주택가에서 길이 2m가량의 구렁이가 발견돼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인근 야산에 풀어줬고, 지난달 30일에는 강원 강릉 도심에 길이 1.4m의 뱀이 출몰해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전문가들은 이처럼 여름철 아파트 단지 안까지 뱀 출몰에 잦은 이유에 대해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서식이 쉬운 주거지로 뱀이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창득 국립생태원 전임연구원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찌는 듯한 더위에 뱀 역시 덥기 때문에 체온을 낮추기 위해 그늘 같은 시원한 곳을 찾아다니는데, 도심 아파트 단지 내 나무가 많은 산책로나 인공 폭포 등지에서 발견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변온동물인 뱀은 건조하고 춥거나 습하고 더운 극단적인 기후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덥고 습한 야생에서 버티지 못한 뱀이 상대적으로 적당한 습도와 기온을 갖춘 도심으로 모여든다는 설명이다.다만, 뱀을 발견했더라도 함부로 포획해서는 안 된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내에 서식 중인 대부분의 뱀이 포획 금지 대상이기 때문이다.

한반도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대륙유혈목이와 능구렁이, 실뱀, 누룩뱀, 살모사 등 국내에서 주로 발견되는 뱀 대부분이 포획 금지 야생생물로 지정돼 있다.

주택가로 서식지를 옮긴 뱀 중에는 독뱀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 때문에 뱀을 만나면 신속하게 자리를 피하고 소방에 신고하는 것이 최상책이다.한편,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7월 한 달 전국 119안전센터에서 뱀이 나왔다는 신고로 출동한 건수는 총 6235건이었다. 연도별로는 2018년 873건에서 2019년 1077건, 2020년 1554건, 2021년 1583건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7월엔 1148건으로 줄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