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당 1볼넷' kt 잠수함 고영표 "초구부터 승부구로 던진다"

kt wiz 잠수함 투수 고영표는 올 시즌 볼넷 개수가 9개에 불과하다.

4∼7월 세 달간 18경기 110⅔이닝을 던졌으니 2경기당 볼넷 하나밖에 내주지 않았다는 의미다.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최소 개수로 2위 라울 알칸타라(20개·두산 베어스)의 절반이 채 안 된다.

고영표는 8월 첫 경기인 1일 수원 SSG 랜더스전에서도 어김없이 볼넷 없는 역투를 펼쳤다.

고영표는 8이닝을 6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 팀의 4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스트라이크 비율 76%(스트라이크 75개, 볼 22개)에서 알 수 있듯, 정확하고 과감하게 공을 미트에 뿌렸다.

2루타를 4방 맞으면서도 타자와의 승부를 피하지 않고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이로써 시즌 9승(5패)을 쌓은 고영표는 경기를 마치고 "볼넷을 주면 투구 수가 무의미하게 늘어난다"면서 "스트라이크 존 안에 공을 넣으며 타자들과 빨리 승부를 짓는다"고 자신만의 투구 스타일을 설명했다. 고영표는 "그러다 보니 주자가 누상에 나가더라도 이닝당 투구 수가 적어진다"며 "기본적으로 6이닝을 가져갈 수 있고, 효율적으로 가면 7, 8이닝도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강속구 투수가 아닌 만큼 공의 무브먼트와 완급 조절에 신경 쓴다고 했다.

이날 고영표의 직구 구속은 시속 134∼141㎞에 걸쳐 있었고 체인지업은 시속 113∼122㎞로 측정됐다. 고영표는 "힘없게 던지면 더 치기 쉬운 공이 될 수 있으니까 직구는 초구부터 승부구라고 생각하고 던진다"면서 "너무 구석으로 던지면 볼이 될 확률이 높으니 존 가운데부터 던지기 시작한다.

컨디션이 좋은 날은 점점 리듬이 좋아져 코너를 보고 던진다"고 말했다.

이날 완봉승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더위로 인해 9회에는 나서지 않았다.

고영표는 "8회 때 추신수 선배를 상대하는데 집중이 안 되더라. 마운드에서 더위를 먹었다는 느낌은 처음이었다"며 "(추신수에게 2루타를 맞고) 벤치에 사인을 보냈는데 '다음 투수가 준비 안 됐다'고 하길래 이번 이닝까지 던지겠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kt는 지난 두 달간 승률 1위(28승 14패, 승률 0.667)를 달리며 최하위에서 5위로 상승했다.

이날 승리로 8월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고영표는 "기복이 덜한 것이 kt 상승세의 비결"이라며 "일희일비하지 않았던 것이 (승패 차) 마이너스 14에서 올라올 수 있던 원동력이었다"고 돌아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