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무섭고 웃긴다…겁쟁이 위한 공포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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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티드 맨션공포영화 포스터조차 제대로 못 쳐다보는 ‘극강의 겁쟁이’들이 있다. 갑자기 귀신이 튀어나와 깜짝 놀라게 하거나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기괴한 장면이 나올 때마다 눈을 질끈 감는 사람들 말이다.
놀이기구처럼 짜릿한 느낌 전달
하지만 이런 사람들도 가끔은 으스스한 공포영화의 매력이 궁금할 때가 있다. ‘호러의 계절’ 여름이 오면 더욱 그렇다.지난달 26일 개봉한 디즈니 영화 ‘헌티드 맨션’은 이런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유령을 믿지 않는 주인공 벤과 싱글맘, 어린아이, 심령술사, 퇴마 의식 전문가인 신부, 역사학자가 999명의 유령이 사는 저택 안에서 펼치는 모험 이야기다.
영화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놀이기구’ 같다. 영화 제목과 아이디어도 디즈니랜드의 유명 어트랙션에서 따왔다. 저택의 벽과 바닥이 뒤틀리고 움직이는 장면, 유령들과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 등은 디즈니랜드에서 3차원(3D) 안경을 끼고 놀이기구를 타는 듯한 느낌을 준다.
12세 관람가인 만큼 지나치게 잔인하거나 무서운 장면은 없다. 적당히 깜짝 놀랄 만한 연출에 유쾌한 코미디를 한 스푼 넣었다. 가족이 함께 충분히 재밌게 즐길 만한 수위다.영화는 나름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사랑하는 아내를 사고로 잃은 벤은 현실 세계에 남아있을지, 아니면 유령이 사는 세계로 가서 아내를 만날지 선택해야 한다. 뜻밖의 이별을 겪은 사람들이 어떻게 슬픔을 극복하고 현실에 발붙이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눈에 익은 배우들을 만나는 것도 이 영화의 재미다. 주인공인 벤은 2017년 미국을 휩쓴 공포영화 ‘겟 아웃’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나이브스 아웃’에 출연한 키스 스탠필드다. ‘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에 나온 오언 윌슨도 ‘허당기’ 가득한 신부 켄트를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