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사과'한 野지도부 "특정세대 상처주는 언행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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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노인폄하 논란' 진화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모든 민주당 구성원은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 상처를 주는 언행을 삼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 논란에 비판이 쏟아지자 원내지도부가 대신 사과에 나선 것이다.
"비하 아냐…노여움 풀어달라"
동조했던 양이원영 결국 사과
박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국민의 말씀을 겸허하게 경청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언행에 신중하고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초연금 도입 확대, 치매 국가책임제, 노인 일자리 확충 등 민주당이 시행한 대표적인 노인 복지 정책을 거론하며 “민주당은 세대 간 갈등 해소와 노인·청년 조화를 중요한 정책 기조로 삼아왔고, 어르신들의 안정적 생활과 건강한 삶을 지원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 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 논란은 원내대표가 직접 진화에 나설 만큼 커진 상태다. 최락도 민주당 노인위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재명 대표가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노인회는 입장문을 내고 “김 위원장의 발언은 세계 10위 경제 대국의 기초를 닦은 노인 세대에 대한 학대 행위”라며 “(당사자인) 김은경 혁신위원장과 동조 발언을 한 양이원영 의원, 이 대표는 노인회를 찾아와 발언의 진위를 해명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고 요구했다.
다만 혁신위는 사태가 장기화하면 당내 혁신의 동력이 소진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추가적인 사과를 주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춘천에서 열린 ‘혁신위와 강원도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언론에 드러나는 저에 대한 이야기가 심리적으로 상당히 불편하다”며 “(노인 비하의) 뜻이 정말 아니었으니 노여움을 풀어달라”고 말했다. 사과 요구와는 선을 그으면서도 재차 해명을 통해 논란을 종식하려고 한다는 해석이다.
한편 김 위원장을 두둔하는 과정에서 “미래에 살아 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는 표현으로 논란을 더 키운 양이 의원도 뒤늦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양이 의원은 한병도 의원과 함께 대한노인회를 찾아 회장단과 면담하고 사과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