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포스코, 휴식 20분 연장…車·조선업계는 1주일 조업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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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근로자 보호' 특명산업계가 역대급 폭염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외부 설비 작업자의 경우 휴게시간을 대폭 늘리거나, 1주일가량 조업을 아예 중단하는 등 근로자 보호를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LG화학은 최근 습도나 바람 등을 고려한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날이 이틀 연속 지속되면 긴급 및 계획된 작업만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이를 여수·대산 등의 공장에 긴급 공지했다. 체감온도 35도를 넘는 날이 이틀 이상 지속되고 폭염경보 시엔 긴급작업만 실시하도록 했다. 오후 2~5시엔 작업을 지양하고, 한 시간마다 10분씩 주어지던 휴식시간도 15분으로 늘리기로 했다.포스코는 약 1700도에 달하는 쇳물이 연이어 쏟아지는 작업현장에 아이스박스와 포도당 영양제, 보랭장구 등을 배치했다. 중식시간도 30분 늘렸다. 포스코 관계자는 “공장장 등 관리자 재량으로 휴게시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중순까지 생산현장 가동을 중단하고 나섰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더위가 절정에 달한 이달 첫째주 1주일간 전국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이들 공장의 생산직 근로자는 여름휴가를 냈다.
외부 작업이 많은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사는 아예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중순까지를 여름휴가 기간으로 정하고 공장 문을 닫은 상태다. HD한국조선해양 계열 조선사들은 여름휴가 복귀 후에도 기온이 28도 이상이면 점심시간을 20분 연장하기로 했다. 대형 이동식 에어컨인 ‘스폿쿨러’ 1200여 대도 작업 현장에 배치해 놨다. 한화오션은 낮 12시 기준 28도 이상이면 점심시간을 30분 연장하고, 31.5도 이상이면 한 시간을 더 주기로 했다.LG에너지솔루션은 생산설비 관련 공사 시간을 긴급 조정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사업장 내 시설 관련 공사 시간을 기존 오전 8시~오후 4시에서 오전 6시~오후 2시로 변경했다. 폭염이 한창인 오후 2시부터 작업시간을 아예 없앤 것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회사들은 냉방시설을 갖춘 실내에서 생산 작업을 하는 만큼 특별한 추가 대책은 없지만 생산직원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옥외 작업 근무자에 대해선 휴게시간을 늘리는 등 새 안전수칙을 공지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