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에…삼성맨도 공무원도 반바지 출근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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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가리는 하프팬츠 매출 급증폭염이 이어지면서 반바지 차림으로 출근하는 직장인이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은 수년 전부터 반바지 차림을 허용하는 복장 자율화를 도입했고, 최근 들어서는 보수적인 관가에서도 자율 복장을 장려하는 분위기다. 반바지로 출근하는 직원이 늘어나면서 남성복 브랜드의 반바지 매출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반바지 출근 문화는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는 올 들어 공직 사회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자율 복장을 강조한 게 계기가 됐다.추 부총리는 “직원들이 편한 옷차림으로 업무를 보면 창의적 아이디어가 더 많이 나오고 몰입도도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기업 중에서는 일찍이 반바지 출근을 허용한 곳이 많다. 2008년 복장 자율화를 시작한 삼성전자는 2016년부터 반바지로 허용 범위를 넓혔다. LG전자(2018년)와 현대차그룹(2019년)도 자유로운 출근 복장을 허용하고 있다.
‘반바지 출근룩’이 확산하자 패션업계에서 남성 반바지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직장에서 입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무릎을 덮는 반바지의 인기가 높다. ‘닥스’의 올해 봄·여름 시즌 제품인 ‘컴포트핏 쇼츠 하프팬츠’는 출시와 동시에 출근용 복장으로 입소문을 타 준비한 물량이 완판(완전 판매) 직전이다.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서는 6~7월 ‘남성 반바지’ 키워드 검색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늘었다. 바지통이 넓고 무릎을 가리는 버뮤다팬츠가 많이 팔린다는 게 무신사의 설명이다.
다만 직원들에게 자율 복장을 일부 허용하면서도 ‘TPO(시간·장소·상황)’를 고려해 반바지 등 몇몇 아이템은 착용을 막은 조직도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달 26일부터 전 계열사 사무직이 정장 대신 청바지, 카고바지, 캐주얼 의류 등을 입을 수 있도록 하는 자율 복장제 시행에 들어갔다.
양지윤/강미선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