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4분기 AI칩 출시..월가는 전망 엇갈려

씨티 "서버 점유율 증가 및 AI칩 기회…매수" 상향
오펜하이머 "엔비디아 점유율 가져오기 어려울 것"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시스 (AMD)가 4분기에 AI (인공지능) 칩을 출시한다는 소식에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상승세를 보이다 개장후 5% 가까이 하락했다.

전 날 주가가 2.8% 상승한 채로 마감된 AMD는 장 종료후 컨센서스를 약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기대에 비해 평이한 실적에도 개장전 거래에서 2.5%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CNBC와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AMD가 엔비디아(NVDA)를 어느 정도 따라잡을지에 대한 전망에 대해 월가 분석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AMD의 최고경영자(CEO) 리사 수는 전 날 실적발표에서 올해 4분기에 AI칩 MI300X칩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수 CEO는 또 엔비디아의 강점으로 꼽혀온 AI칩 소프트웨어 분야에도 투자하고 있다며 AI 경쟁에는 여러 명의 승자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AMD의 실적은 컨센서스를 조금 웃돈 정도이다. 2분기에 매출 53억6000만달러(6조9,500억원), 조정순익은 주당 58센트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관심을 모은 데이터센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1% 감소한 13억 달러(1조6,8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해 월가가 예상한 13억7000만달러보다 적었다.

PC 판매는 전년동기보다 54% 줄어든 9억9,800만달러(1조3000억원) 를 기록했으나 분석가들이 예상한 8억4,330만달러보다 약 20% 가량 많았다.

게임 매출 16억 달러(2조원)와 임베디드 판매 15억달러(1조9000억원)는 분석가들의 예상치와 비슷하거나 좀 더 많았다. 3분기 매출 지침으로는 약 51%의 조정 총 마진에 54억~60억달러를 제시했다.

씨티의 분석가들은 “AMD의 AI제품이 마진을 희석시킬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틀린 생각이었다”며 AMD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 주가를 136달러로 높였다.

이들은 AMD의 새로운 목표 주가가 서버 점유율 증가 기회와 AI 기회를 기반으로 AMD의 2024년 예상 EPS의 40배에 해당하는 배수를 기반으로 한다고 밝혔다. 모건 스탠리도 AI 붐 속에서 AMD가 가진 독특한 위치에 주목하고 "AMD가 2024년까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은 강력한 AI 기회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건 스탠리는 비중확대와 목표 주가 138달러를 유지했다.

키뱅크 캐피탈의 분석가도 AMD의 내년에 MI300X 판매가 의미있게 증가할 것이고 GPU(그래픽처리장치) 매출이 약 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키뱅크 캐피탈은 AMD에 대해 160달러의 목표 가격과 주식에 대한 비중 확대 등급을 유지했다. 여러 분석가들이 AMD가 AI 시장에서 엔비디아 다음으로 인텔(INTC)에 앞서 2위의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봤다.

골드만 삭스도 데이터센터 가속기 시장 침투 성공과 매출총이익률 및 영업이익률 확대 등을 들어 137달러의 목표 주가와 매수 의견을 반복했다.

그러나 일부 분석가들은 AI칩 시장 점유율이 90% 전후에 달하는 엔비디아의 점유율을 AMD가 크게 가져가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오펜하이머의 분석가 릭 셰퍼는 “엔비디아의 선도적인 A100/H100 가속기 및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비해 AMD의 MI300 이 AI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까지는 험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분석가는 AI에서 AMD에도 수십억 달러의 기회가 있겠지만 주요 고객에 대한 세부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며 저가의 GPU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도이치뱅크는 이 회사의 데이터센터 및 게임 부문의 역풍이 수익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현재 수준보다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도 AMD 주가가 거의 완전히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날 AMD에 대해 중립 투자의견은 유지하되 목표 가격을 92달러에서 130달러로 상향했다. AMD는 올들어 81.5% 급등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