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수 "엑소 멤버들과는 연기 얘기 안하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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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문' 황선우 역 배우 도경수
영화 '더 문'을 본 사람들의 공통적인 반응이었다. 그룹 엑소의 메인보컬 디오로 연예계에 데뷔한 도경수는 2014년 SBS '괜찮아, 사랑이야'를 통해 본명으로 연기를 시작한 이후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8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여름 블록버스터 대작 '더 문'의 주인공 황선우 역을 맡은 도경수는 설경구, 김희애, 이성민 등 기라성같은 선배들과 함께 호흡하면서도 돋보이는 활약으로 호평받았다. 도경수는 "본 사람들이 다 '고생했겠다'고 해주셨는데, 저는 선우를 통해 희망과 위로를 많이 받았다"며 "연기를 했을 때도, 칭찬받는 지금도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더 문'은 국내 최초 유인 달 탐사선을 소재로 한 작품. 도경수가 연기한 황선우는 분자 물리학을 전공한 UDT 출신의 우주 대원이다. 아버지의 못다 이룬 꿈을 위해 우리호에 탑승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로 함께 떠난 탐사 대원 중 유일하게 살아남는다. 우주선 조작도 미숙하고 쏟아지는 유성우 때문에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어떻게든 임무를 수행하면서 우주센터 연구원 뿐 아니라 관객들까지 손에 땀이 쥐어질 정도로 응원하게 만든다.
평소에 "우주에 대해 전혀 몰랐고, 달과 별에도 관심이 없었다"는 도경수는 영화 '신과 함께'로 인연을 맺은 김용화 감독의 무한 신뢰로 '더 문'에 발탁됐다. 도경수는 "(김용화) 감독님은 모든 걸 다 알고 계신 거 같다"며 "모니터를 보시다가 제가 연기한 게 생각하신 것과 다르다는 생각이 들면 그냥 옆으로 와서 '툭' 말해주시는데 그게 또 다 느껴진다. 너무 신기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끈끈한 두 사람의 관계를 전했다.
"설경구 선배님은 회상에서 1번, 엔딩에서 1번,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1번 이렇게 3번 뵙고, 김희애 선배님은 영화가 다 끝나고 제작발표회를 할 때 태어나서 처음 만나서 신기했어요. 평생 한 번이라도 같이 작업을 하고 싶었던 선배님들인데, 연기를 하면서 눈을 보며 느끼는 게 많은데 그러지 못한 부분은 아쉬워요."
도경수는 연기에 앞서 엑소로 가요계에서 먼저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아이돌로 활동한 경험들이 "이번에 와이어를 타고, 동작 합을 맞추고, 어려운 우주 용어 대사를 외우는 데 모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빠르게 동작을 외우는 훈련이 계속돼 있어서 안무를 외우듯 합을 맞추고, 외국어 가사를 외우듯 대사를 외웠다"는 것.도경수의 자유로운 몸놀림으로 김용화 감독은 "VFX제작비를 굉장히 많이 절감했다"며 만족도를 보였다. 그런데도 도경수는 "편집의 힘, VFX의 힘을 느꼈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우주에 발을 내딛는 장면에서 제가 찍었는데, 제가 찍은 게 아닌 거 같더라고요. 감독님께 여쭤봤더니 '네가 한 거야'라고 하셔서, 어떻게 된 건가 봤더니 프레임 속도를 조절하신 거더라고요."
"엑소와 연기를 군대에 가기 전부터 병행했는데, 그때부터 한 생각이 '피해주지 말자'였어요. 팀을 하면서 멤버들이 나가게 되는 걸 겪으면서 그런 생각들을 더 하게 된 거 같아요. 주어진 것들에 최선을 다하고, 주변에 피해주지 않고 싶어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