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단 천하' 아이티에 케냐 주도 다국적 경찰력 투입되나

케냐 "1천명 투입 용의"…美 "환영, 지원 노력"
사실상 '갱단천하'인 카리브해 최빈국 아이티에 아프리카 케냐 주도의 다국적 경찰력이 투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AP·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다국적 경찰력을 이끌기로 한 케냐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그 노력을 지원하기 위한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알프레드 무투아 케냐 외교부 장관은 지난 달 29일 저녁 성명을 내고 "케냐는 아이티에서 다국적 경찰관들을 지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분쟁으로 고통받는 아이티에 경찰관 1천명을 배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보다 하루 전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아이티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AFP가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이티에 자국군이나 경찰을 파견하는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선 건, 지난해 10월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가 '전문화한 치안 인력 배치 요청'을 국제사회에 호소한 지 9개월여 만에 케냐가 처음이다.

그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역시 아이티 다국적 병력 파견 필요성을 지속해 언급한 바 있다.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은 전날 "사무총장도 케냐의 제안에 환영하고 있다"며 안보리에 관련 작전을 지지해 줄 것을 (사무총장이)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최빈국 아이티는 최근 수년간 갱단 간 분쟁에 따른 폭력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당시 대통령 암살 이후 행정부는 제 기능을 잃었고, 입법부 역시 의원들 임기 종료로 '공백' 상태다.

경찰은 인력·장비 모두 갱단에 밀리고 있다. 주민들로 구성된 자경단이 경찰관 앞에서 갱단을 끌어내 불태워 살해하는 일이 발생할 정도로 통상적인 치안 활동이 불가능하다.

케냐를 도와 자국 경찰을 파견하겠다는 다른 국가들의 움직임도 구체화하고 있다.

아이티에서 멀지 않은 또 다른 섬나라 바하마는 이날 "유엔이 승인할 경우 150명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