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로 완성돼가는 中 '광물굴기'…신규 투자액 역대 최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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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투자액 131%↑…작년 年수치 넘어서올해 중국의 해외 금속‧광산 부문 투자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 대항해 강력한 자원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성과를 낸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건설·인프라서 금속·광산으로 무게추 옮겨가"
상하이 푸단대 녹색금융개발센터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올해 1~6월 금속‧광산 부문에서 새롭게 체결한 투자 계약 규모는 100억달러(약 12조9000억원)를 넘어섰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131%에 달하며, 상반기 집계만으로 지난해 연간 수치를 뛰어넘었다. 이대로라면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2018년(170억달러)보다 올해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예측이다. 푸단대 녹색금융개발센터는 매년 상‧하반기 일대일로 현황 관련 보고서를 발표한다.전체 신규 계약 중 61%가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일부로 추진됐다. 역시 역대 가장 높은 비중이다. 볼리비아, 나미비아, 에리트레아, 탄자니아 등이 주요 참여국으로 거론됐다. 튀르키예, 폴란드, 케냐 등의 참여율은 100% 줄어든 국가들도 있었다.
크리스토프 네도필 녹색금융개발센터장은 “일대일로가 경제, 그리고 산업적 측면에서 더욱 전략적이 돼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뿐 아니라 참여국의 산업 발전에 확실히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라고 말했다.도로‧철도‧다리‧항구‧공항 등 인프라 투자에 집중해 왔던 일대일로 사업은 최근 전기차(EV), 배터리, 태양광, 풍력 터빈 등 에너지 부문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청정에너지 분야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사업성이 보장된 분야라는 평가다. 일대일로 관련 투자 중 건설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반기 기준) 아래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특히 최근에는 초기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국영 기업보다 민간 기업들의 투자가 더욱 활발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네도필 센터장은 “건설‧인프라 사업보다 수익성이 좋은 금속‧광산 부문 투자에 집중하면서 중국 투자자들과 은행으로부터의 위험 평가도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청정에너지 생산국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목표 아래 니켈, 리튬, 구리, 우라늄, 철강 투자에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과의 대립에 따른 지정학 리스크에 구애받지 않고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야심작이기도 한 일대일로는 2013년 8월 시작된 이래 10년간 148개의 참여국을 모았다. 중국과 참여국 간 양자무역액은 1조달러(약 1289조원)를 돌파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