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둔화에 침체하는 세계 제조업…미국도 감소세 접어들어

글로벌 제조업 PMI 지수 50 밑돌아
미국도 9개월 연속 위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가들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수 경기가 침체하며 세계 제조업 전체가 침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美 PMI 9개월 연속 50 밑돌아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7월 제조업 PMI가 2020년 5월 이래 저수준인 전월 46.0에서 이같이 개선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인 46.8에는 0.4 포인트 미치지 못했다. 전날 S&P글로벌이 집계한 7월 제조업 PMI도 49를 기록했다. 6월(46.3)보다 개선됐지만, 여전히 침체 기준선인 50에 못 미쳤다.
다만 제조업의 경기확대와 경기축소를 가르는 기준선인 50을 9개월째 밑돌았다. 미국 경제의 11.3%를 차지하는 제조업이 위축됐다는 뜻이다. 제조업 PMI가 연속해서 50을 하회한 기간은 2007년~2009년 경기침체 이래 가장 길다.

PMI 지표를 두고 엇갈린 해석이 나온다. 우선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뤄지느라 PMI 지수가 저조했다는 분석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부터 반도체법(CHIPS),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통해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했다. 전기차(EV), 반도체 산업을 부양하려는 취지다.
대규모 자금이 두 업종에 몰리며 다른 제조업체들이 소외되기 시작했다. 공장 신축에 장시간이 소진되며 제조업 경기가 불황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미국의 공장 건설 자금은 156억달러를 기록했다. 5년 내 최대치다.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이 달라져서 제조업 불황이 나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서 외식, 여행, 레저, 공연 등 서비스 지출을 늘리고 공산품 소비를 줄였다는 설명이다.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17을 기록했다. 2년내 최고치다.

세계 제조업 경기도 위축

거시경제에서 원인을 찾는 전문가도 나온다. 미국을 비롯해 주요국가 PMI가 위축 국면에 진입해서다. S&P글로벌에 따르면 글로벌 제조업 PMI는 7월에 49.2를 기록했다. 전망치(50.3)를 밑돌았다. 6월에 비해선 1.3포인트 감소했다.

유럽 주요국도 비슷한 상황이다. 영국 PMI 개정치는 45.3으로 전월 대비 1.2포인트 감소했다.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다. 수요가 둔화하며 영국 제조업 신규수주는 4개월 연속 감소했다. 독일의 7월 PMI도 전월 대비 1.8포인트 감소한 38.8을 기록했다. 생산, 신규수주, 제품가격 모두 동반 하락했다. 아시아의 제조업 경기도 위축 국면에 진입했다. 일본의 PMI는 7월에 49.6을 기록했고, 한국은 49.4를 찍었다. 대만도 44.1로 집계됐다. 모두 경기 위축 기준선인 50을 밑돈다.

중국 내수시장의 구매력이 축소하면서 세계 제조업계가 불황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1일 중국 경제 매체인 차이신과 영국 시장조사 업체 IHS 마킷은 7월 차이신 S&P 제조업 PMI가 49.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치인 50.5과 시장 예상치인 50.3를 밑돈 것이다.

차이신 그룹 산하 CEBM 그룹의 왕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7월 차이신 제조업 PMI가 다시 위축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경기 하방 압력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밝혔다.블룸버그는 중국 경제 둔화가 장기화되면서 아시아 주요 제조국들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PMI 지수는 제조업 부흥에 의존해온 아시아의 경제 전망을 흐리게 한다”면서 “중국의 더딘 회복이 제조 강국들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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