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화 감독 "'더 문'이 SF영화인가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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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문' 연출 김용화 감독

'더 문'은 2029년 달 탐사를 위해 떠난 우리호를 배경으로 한 작품. 김용화 감독은 "EBS 한국천문연구원 특강을 보고 '더 문'을 기획하게 됐다"면서 이야기의 시작점을 전했다."인간과 달의 관계를 풀어가는 내용이었는데,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 자기가 처한 입장을 우주의 관점에서 본다면 먼지처럼 겸허해지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죠. 그러다 '신과 함께-인과 연'을 작업하던 중에 시나리오 원안을 보게 됐고, 달이 갖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더 문'을 시작하게 됐어요."

"달이 아니었다면 SF가 됐을 것도 같아요. 무인 착륙선이 내려가고, 그 후인 유인 착륙선이 갈 거 같은데 이 정도 배경이면 조금 당겨와도 어마어마하게 달라질 건 없을 거 같더라고요. 휴대전화 하나만 갖고 오더라도 너무 시대를 앞서가면 SF가 되는데, 이건 그렇게까지 할 얘긴 아니라 판단했죠. '당연히 그럴 수 있지'라고 관객들이 느낄 수 있도록요."이를 위해 김용화 감독은 철저하게 자문받았다. 시나리오를 작업하는 7~8개월 동안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 국가 전문 연구기관으로부터 조언을 받았고, 지구와 여러 조건이 다른 달에서 일어나는 물리적인 반응들에 대한 자료들을 확보했다. '더 문'이 천문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 시사회를 개최한 이유다. tvN '알쓸인잡'으로도 유명한 천문학자 심채경 박사는 시사회 참석 후 "영화가 시작할 때 너무 두려웠고 슬펐고 마침내는 즐겁게 잘 봤다"면서 "달 표면에서 걷고 달리는 자동차, 로봇 등이 현재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달에 관한 지식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극찬했다.
김용화 감독은 "자문받으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부분이 수학적으로 풀리는 걸 알게 됐다"며 "추력 계산이나 우주에서 착륙선이나 사령선이 도킹하는 과정들이 다른 영화에서 봤던 물리적 시간 보다는 굉장히 길고, 수학적이라 흥미로웠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신파'라는 비판에는 "우리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용화 감독은 "아쉬운 부분을 말씀해 주실 때 '신파'라는 얘기를 하시는데,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감정적인 부분은 유수의 많은 작품에서도 그렇지 않나. 동료를 잃었으니까, 웃지 않고, 절규하고, 아파하고, 그래서 그렇게 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 문'은 '대중영화'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적절한 볼거리 이전에 관객과 동감하고 소통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그렇게 준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경구 선배는 앞으로 제 작품에만 나오셨으면 좋겠고(웃음), (도)경수는 아직 경험이 필요하니 많은 작품에 출연하면서도 저랑은 쭉 갔으면 좋겠어요. 김희애 선배님은 ''더 문'은 두 사람이 돋보여야 하는 작품'이라며 엔딩 크레딧에도 가장 나중에 이름이 나오게 해 달라고 먼저 요청했어요. 너무나 훌륭한 연기자들이고, 진솔하고, 허례허식이 없어요. 인간적으로도 너무 좋은 분들이죠. 이분들과 할 수만 있다면 쭉 같이 하고 싶죠."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