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깜짝실적'에도…증권사 투자의견 엇갈린 이유

사진=연합뉴스
2분기 깜짝실적을 발표한 카카오뱅크를 두고 증권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이자 수익률 하락으로 ‘매도’나 ‘보류’를 권하는 반면 다른 증권사들은 높은 외형적 성장률을 근거로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2일 이후 12개 증권사가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한화투자증권은 기존 ‘중립’에서 ‘매도’로 투자 의견을 하향했다. 현대차증권 역시 ‘매수’에서 ‘보류(마켓웨잇)’로 투자의견을 내렸다.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은 기존과 동일한 ‘트레이딩’, ‘보류’ 의견을 제시했다. 미래에셋, 대신, 메리츠, 하나증권 등은 기존과 같은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카카오뱅크가 2분기 증권사 예상치를 넘은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증권사 평가는 크게 엇갈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는 전날 2분기 영업이익이 1118억원이라고 밝혔다. 증권가 전망치였던 1021억원을 9%가량 웃돌았다.

부정적 의견을 낸 증권사들은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뒀음에도 ‘이자수익률’이 낮아진 점을 지적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2분기 은행 순이자마진(NIM) 비율은 2.26%로 1분기(2.62%)보다 0.36%포인트 가량 낮아졌다. 최근 카카오뱅크이 주가가 최근 한 달(7월3일~8월2일) 동안 14.6% 오른 점도 투자를 보류할 근거로 꼽혔다.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올해 대출 중도상환 해약금을 받지 않는데 이 경우 최저금리를 유지해야만 대출 잔액이 유지될 것이므로 이자수익 창출력이 낮아진다”고 했다.

반면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증권사들은 이자수익률이 낮아졌음도 외형적 성장률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주목했다. 카카오뱅크의 2분기 말 여신잔액은 33조9000억원으로 지난 1분기 말(29조3000억원) 대비 약 16% 늘었다. 특히 2분기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약 5조5000억원으로 1분기 2조4000억원 대비 2배 넘게 늘었다.

박용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담대 대상 확대, 전세대출 한도 상향, 대환대출 플랫폼 지배력을 통해 연간 대출 성장률 목표 30% 중반은 달성 가능하다”며 “이자마진 관리가 중요해지겠지만 하반기엔 성장이 비교적 둔화될 만큼 순이자마진 비율 하락폭도 둔화될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