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실명제'로 패션 대중화 이끄는 동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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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
이재수 동광인터내셔날 회장
라벨에 디자이너 이름 새겨
SOUP 등 중저가 여성의류 선도

동광인터내셔날은 여성 영캐주얼 SOUP, 비지트인뉴욕과 함께 캐주얼 애드호크와 UCLA 브랜드를 보유한 의류 제조기업이다. 플라터너스, 디케이앤코 등의 관계사를 거느리고 있다. 20~30대 여성이 주요 고객인 동광인터내셔날은 여성 중저가 영캐주얼업계에선 선두주자로 꼽힌다.5만~20만원대의 옷을 만드는 ‘박리다매’ 전략을 표방하지만 품질 경쟁력도 중시한다. 디자인 실명제를 도입한 것도 품질경영의 일환이다. 옷걸이에 걸리지 못하고 행사장 매대에 ‘누워 팔리는’ 제품(떨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 회장은 “디자인 실명제를 도입한 뒤로 판매율이 20% 정도는 향상된 것 같다”며 “계절 기획상품도 다른 업체들처럼 품질이 떨어지는 원단을 쓰지 않고 덜 남기더라도 차별을 두지 않으면서 품질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자인 실명제에 이름을 올리는 디자이너는 30여 명. 잘 팔리는 상품을 만든 디자이너에게는 성과급을 지급해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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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광인터내셔날이 코로나19를 수월하게 넘어선 데는 운도 따랐다. 가산디지털밸리에 있던 3층짜리 본사를 개발해 속칭 대박이 났다. 지상 20층 규모의 지식산업센터로 탈바꿈한 이곳은 코로나가 닥치기 전 분양이 끝났다. 동광인터내셔날은 이달 말 새 사옥에 입주해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 회장은 “3040 여성층에 맞는 신규 브랜드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2019년 41조원이었으나 지난해 46조원 수준으로 증가하는 등 침체를 벗어나 성장세로 돌아서는 추세다.
이 회장은 매일 오전 6시면 대모산을 오른다. 30년간 하루도 빼놓지 않은 그만의 루틴이다. 그는 “산을 오르다 보면 경영적인 고민에 대한 해법이 나오곤 한다”며 “산은 교과서”라고 강조했다.
이정선 중기선임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