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에 꽂힌 美 간판 엔터사…"글로벌 공연시장 판도 함께 바꾸자"

MSG의 3兆 러브콜…亞 랜드마크 왜 하남인가

대륙마다 1곳씩만 건설

3D 구형태…살아있는 건축물
NBA 개막 광고·달 LED 쇼까지

경제효과 年 2.5조·일자리 5만개
대륙마다 각국 유치전 치열한데
"하남 K스타월드에 관심" 파격 제안
MSG엔터테인먼트가 경기 하남시 미사섬을 아시아 ‘MSG 스피어’ 부지로 눈여겨보는 것은 뛰어난 입지 여건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MSG 측은 지난 5월 하남시를 방문해 미사섬 일대를 살펴볼 정도로 열의를 보이고 있다. 복합 공연장 스피어 유치에 성공하면 공연 개최를 위해 스포츠 경기장을 전전해야 했던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도 도약의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라스베이거스, 런던 이어 하남 ‘낙점’

3일 하남시에 따르면 MSG 측은 미사섬 K-스타월드 프로젝트에 관심을 나타내며 먼저 접촉해왔다. 하남시는 미사리 조정경기장 일대 90만㎡ 부지에 3조5000억원을 들여 대규모 공연장을 포함한 복합 문화거점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MSG 측은 이 가운데 한류전용공연장 부지에 스피어를 지어 아시아 문화공연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계산이다. 인천공항에서 하남까지 지하철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 매년 1000만 명이 방문하는 하남스타필드와 연계한 집객 효과, 미사섬의 뛰어난 한강 수변 입지 등을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스피어 건축비는 3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하남시는 K-스타월드 프로젝트를 구상하면서 연간 300만 명 이상의 방문객, 총 3만 개의 일자리 창출, 연 2조5000억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예상했다. 돔 공연장을 스피어로 전환할 경우 관련한 경제효과가 더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문객 1000만 명, 일자리 5만 개 이상 창출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시의 주장이다. 하남시 관계자는 “스피어 유치와 함께 K-스타월드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이 일대가 K공연문화와 관광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5조 넘는 경제효과, 일자리 5만 개

스피어는 미국 뉴욕을 넘어 세계 시장을 공략하려는 MSG그룹의 야심 찬 프로젝트로 제임스 돌란 그룹 회장이 2018년 처음 구상을 발표했다. 당시 돌란 회장은 “빙하를 마치 현장에서 느끼는 것처럼 몰입도 높은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며 “외벽을 통해 3차원(3D)으로 표현되는 공연이 가능하도록 하고, 내부엔 4차원(4D) 체험을 할 수 있는 공연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MSG그룹은 미국 매디슨스퀘어가든과 뉴욕 닉스 등을 보유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MSG 측은 라스베이거스에 이어 영국 런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도 스피어를 짓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스피어 2호(2만1000석 규모)는 동런던 스트래퍼드역 인근 부지에 건립될 예정이다. 중동 스피어는 리야드와 함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쿠웨이트가 유치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1호 ‘스피어 베이거스’는 다음달 완공을 앞두고 있다. MSG 측은 이곳이 ‘라스베이거스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위용을 드러낸 스피어 베이거스는 높이가 112m, 지름이 157m에 달한다. 당초 2021년 완공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공사 중단으로 2년가량 늦어졌다. 총 공사비는 25억달러에 달한다. 지난달 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는 부대 행사로 미국 국기와 지구, 달을 형상화한 LED 공연이 펼쳐져 이목을 끌었다.스피어 베이거스는 3D 영상과 정보기술(IT)을 가미한 첨단 기술의 시현장이자 독특한 형태의 광고판이기도 하다. 이번 미국 프로농구(NBA) 서머리그를 앞두고는 농구공 모양의 광고를 외부 광고판에 표출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오는 9월 말 준공 후 세계적 록 밴드 U2의 개장 공연이 예정돼 있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LED 구체 형태의 조형물이 야외로 나오면서 미디어 기술을 수용한 랜드마크 건축물이 되는 것”이라며 “국내에 건설된다면 영상 콘텐츠 제작과 관광업 활성화, 광고업 발달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해련/김대훈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