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하남에 3兆 공 모양 공연장 짓겠다"

美 매디슨스퀘어가든그룹, 미사섬에 2025년 착공 제안
그린벨트 해제·타당성 검토 등 '첩첩산중' 절차가 관건
미국 뉴욕의 다목적 공연장 매디슨스퀘어가든 운영사가 경기 하남시 미사섬에 구(球) 형태의 복합 공연장 ‘MSG 스피어(Sphere)’ 건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영국 런던에 이어 K팝의 본산인 한국에 랜드마크 공연장을 지어 ‘아시아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3일 하남시에 따르면 MSG엔터테인먼트 고위 관계자는 최근 하남시에 이 같은 계획을 전달했다. MSG엔터는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을 운영하는 돌란 가문이 소유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하남시가 미사섬에 추진 중인 ‘K-스타월드’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이며 먼저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K-스타월드는 조정경기장이 있는 미사섬 약 90만㎡ 부지에 3조5000억원의 민간 투자를 유치해 돔 공연장과 영상산업단지, 테마파크 등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MSG엔터는 세계화한 한국의 K팝 문화, 하남~강남의 접근성, 한강 수변 입지 등을 감안해 미사섬을 스피어 건립 부지로 낙점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 모양인 스피어는 MSG엔터의 차세대 복합 공연장 콘셉트다. 약 25억달러가 투입된 세계 최대 구체 건물인 ‘스피어 베이거스’가 오늘 9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영국 런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등 대륙별 거점에도 스피어를 지어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는 게 MSG엔터의 계획이다. 하남에 들어설 스피어의 건축비는 3조원 안팎으로 MSG엔터의 직접 투자 규모는 1조원 내외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MSG엔터가 하남시에 착공 시점을 2025년으로 요구한 것이 막판 걸림돌이다. 그린벨트 해제와 사업타당성 검토, 지구단위계획 등에 통상 최소 40개월 이상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물리적으로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국내 엔터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무총리실과 관계부처에 조속한 행정 절차를 위해 패스트트랙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훈/최해련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