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칼부림 범인은 '20대 배달원'…"피해망상 호소" [종합]

3일 오후 분당 서현역 인근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을 벌인 20대 남성 A씨가 몰던 차량. / 사진=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소재 대형 백화점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을 벌인 피의자는 배달업에 종사하고 있는 20대 초반 남성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9분 긴급체포된 피의자는 20대 초반 남성의 배달업 종사자 A씨다. A씨는 현재 피해망상 등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현병 등 정신병력과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묻지마 흉기 난동이 발생한 현장에 소방대원들이 투입돼 현장 상황을 살피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모닝 차량을 타고 있던 A씨는 이날 오후 6시 3분께 분당 이매동 소재 백화점 앞 인도를 향해 돌진했다. 이후 A씨는 차에서 내려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피의자가 A씨말고도 1명 더 있다는 말도 있었으나, 경찰은 피의자가 1명이라고 확인했다.

목격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A씨는 범행 당시 검정색 후드를 뒤집어 쓰고, 모자와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 A씨는 백화점 1층과 2층을 뛰어다니면서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번 사건으로 발생한 부상자는 총 14명으로, 부상자 중 4명은 차량에 부딪혀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들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서현역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 / 사진=독자 제공
서현역 근처에 거주하는 박모 씨(56)는 "아이가 이 주변 학원에 다니는데 무섭다고 해서 데리러 왔다"며 "자주 다니는 동네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암담하고 참담하다"고 전했다. 이 주변 학원을 다닌다는 고등학생 강모 씨(18)도 "신림역에서 얼마 전에 일어난 사건을 보고 무섭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주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니 경각심이 생긴다"며 "이 주변 다니기가 너무 무서울 것 같다"고 털어놨다. 칼부림 사건 당시 현장에서 부상자를 지혈한 시민도 있었다. 경기 용인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윤도일 씨(18)는 "한 여성분이 피를 많이 흘리시길래 응급 처리를 돕고, 부모님께 연락해 '따님이 많이 다치셔서 지금 오셔야겠다고 전했다"며 "여성분의 몸이 많이 차가웠고 오른쪽 배를 눌러서 지혈했는데 피가 많이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날 오후 8시 전국 시·도경찰청장 화상회의를 열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달 21일 서울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에 이어 '묻지마' 흉악범죄가 또 발생하자, 유사한 범죄를 사전에 차단·예방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보고 회의를 소집했다.

홍민성/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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