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채상병 사건 경찰 이첩하려다 회수…해병대 수사단장은 해임(종합)

군검찰, 수사단장 A대령 군기위반 수사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을 조사하던 해병대 수사단장이 국방부 지시를 따르지 않고 수사기록을 경찰로 넘겼다는 이유로 보직 해임됐다. 3일 경북경찰청과 국방부에 따르면 해병대 수사단장 A대령은 지난 2일 채 상병 사망과 관련한 사건 기록 일체를 경찰에 넘겼지만, 국방부 검찰단이 곧이어 반환 요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수사기록을 회수한 당일 A대령을 보직 해임했다.

군 관계자는 "군은 경찰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객관적 사실만 정리해 이첩해야 하는데, A대령이 국방부와 해병대 사령관의 지시를 어기고 자신이 임의로 판단한 자료를 제출했다"고 해임 사유를 설명했다. 국방부 검찰단은 A대령이 상관 지시에 불응하고 무단 행동하는 등 '항명'한 것이라고 보고 이러한 군기 위반에 대한 수사에도 착수했다.

해병대는 지난달 31일에 채 상병 사망 경위와 관련해 언론 브리핑을 예고했다가 돌연 취소한 바 있다.

군검찰이 밝힌 기록 회수 사유는 해병대의 '군기 위반 행위'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접수되기 바로 전 단계와도 같은 사건 이첩 절차에서 군검찰이 회수 요청을 해서 기록을 반환해갔다"라며 "일반적으로 문서를 보낼 때 뭐가 빠졌을 때 다시 가져가는 걸로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군검찰이 해병대의 군기 위반행위 검토 후 사건을 넘겨받아 채 상병 사망에 범죄 혐의가 있는지 수사할 방침이다.

지난해 개정된 군사법원법에 따라 군인 사망 사건의 범죄혐의 수사 권한은 경찰에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