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조' 낸 카카오…증권가 "AI로 가는 길, 광고로 시간 벌었다"

사진=한경DB
카카오가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인수 효과로 분기 매출액으로 처음 2조원을 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외형만 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하반기 실적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4일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카카오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4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4% 감소한 1135억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사들의 예상치에 부합한 수준이다.증권사들은 회사의 2분기 실적에서 톡비즈 광고형 매출의 개선세를 확인했다고 입을 모았다. 카카오의 톡비즈 광고형 매출액은 전년 대비 4.3% 늘어난 2827억원을 기록,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톡비즈 광고형 매출은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광고 시장 둔화 우려가 있었지만 1분기 대비 성장률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최근 국내 광고 시장 회복세가 나타나며 하반기 톡비즈 광고 매출 성장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 비즈보드 매출이 친구탭 광고 추가 효과 등으로 전년보다 2% 증가하면서 경기둔화에 대한 부정적 흐름을 제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반기 친구탭 개편 등에 따른 이용자 트래픽 증가 등으로 광고 단가가 정상화되고 오픈채팅탭을 포함한 로컬광고 연계 등을 통해 분기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점에서 카카오 광고사업의 성장 변수에 안정감을 더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전문가들은 카카오의 하반기 핵심 키워드도 인공지능(AI)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일 콘퍼런스콜에 따르면 카카오는 올 10월 이후 카카오톡에 적용할 수 있는 AI 관련 사업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의 관심이 AI에서 광고로 넘어간 만큼, 카카오가 AI 서비스의 성과를 도출할 시간을 벌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상반기 미국 빅테크 주가는 AI 모멘텀에 기댄 밸류에이션 상승이 주도했다면 최근 광고 중심의 실적으로 투자자 관심이 옮겨갔다. 올해는 카카오에게 신기술을 위한 준비와 그간 부풀려온 몸집, 그리고 그에 수반된 비용을 재정비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본다"며 "신규 상품에 광고주들이 안착하고 체질 개선이 완료된다면 AI 성과가 도출되기까지 시간을 벌 수 있으니, 벌어둔 시간 동안 명확한 성장 방향성을 제시한다면 시장의 기대가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의 AI는 메신저 플랫폼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화 특성의 강점을 가지고 있는 톡 플랫폼을 잘 활용해 AI를 적용한다면 강한 서비스가 될 수 있을 전망"이라고 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서비스 가시화 정도에 따라 그 기대감이 주가에도 반영될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증권사들은 대체로 카카오에 대한 기존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최저 6만2000원, 최고 8만원 수준이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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