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보다 공영방송이 만 배 중요"…前 MBC 사장 논란

文정부 MBC 사장 지낸 최승호 전 사장
"공영방송 장악 문제, 흉기난동보다 중요"
이후 두 차례 글 수정…與 "아차 싶었나"
최승호 전 MBC 사장. / 사진=방송문화진흥회 제공
문재인 정부 시절 MBC 사장을 지냈던 최승호 전 사장이 4일 "분당 흉기 난동이 공영방송 장악 문제보다 만분의 1도 중요하지 않다"는 취지의 글을 썼다가 수정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눈을 의심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최 전 사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정부가 공영방송 KBS와 MBC를 동시에 장악하려는 불법, 탈법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언론의 관련 사안 보도를 촉구했다. 이어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분당 흉기 난동이나 잼버리, 폭염 같은 사안들이 이(공영방송 장악) 문제보다 중요합니까? 제가 생각할 때는 중요도로 따지면 만분의 일도 되지 않을 겁니다"라고 적었다.
최승호 전 MBC 사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이 글은 현재 일부 수정됐다. / 사진=최 전 사장 페이스북
이후 최 전 사장은 이 대목을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분당 흉기 난동이나 잼버리, 폭염 같은 사안들도 국민이 알아야겠지만, 공영방송 장악 문제는 그것보다 훨씬 중요한 우리 사회의 근본을 완전히 파괴하는 문제입니다. 제가 생각할 때는 중요도로 따지면 천 배, 만 배 더 중요합니다"고 수정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수정하면서 '천 배, 만 배'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바꿨다.

최 전 사장이 '공영방송 장악 문제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주장한 분당 흉기 난동 사건으로 부상자 14명이 발생했고, 그중 2명은 뇌사가 예상되는 등 중태에 빠져있다. 잼버리의 경우 온열질환자가 수백명 발생해 정부와 당국이 총력 대응에 나선 상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5월부터 이달 2일까지 폭염으로 18명이 사망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최 전 사장을 향해 "눈을 의심했다. '어르신 폄하', '대통령 무례' 이어 이제는 '사람도 뒷전'이다. '묻지마 망발' 시리즈가 끝도 없다"며 "묻지마 범죄로 죄 없는 국민들이 칼부림 당하고 이상폭염 속 잼버리 대회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데도 그들에겐 뒷순위인가 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좌파 방송, 민노총 언론노조의 방송도 국민 위에 있을 수 없다. 사람의 생명과 안전이 공영방송보다 먼저다. 만 배, 억 배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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