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풀린 美·日 하늘길 북적…中노선은 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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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여객회복률 21% 그쳐코로나19가 끝나고 엔데믹 시대가 본격화한 가운데 한국을 오가는 하늘길이 차별화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노선은 북적이는 반면 중국 노선은 여전히 썰렁하다. 중국 관광과 출장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중국 관광·출장 수요 '뚝'
4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의 올 상반기 중국 노선 여객회복률은 2019년 같은 기간의 21%에 불과했다. 미주 노선은 98.8%로 코로나 전의 상황을 대부분 회복했고, 일본 노선 회복률도 75.5%로 평년 수준에 근접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다른 지역 노선은 급속도로 여객이 회복하고 있는데, 중국 노선만 예약률이 여전히 낮은 편”이라고 했다.대한항공의 올 상반기 중국 노선 매출은 2199억원으로, 2019년 상반기(4621억원)의 절반에 그쳤다. 이에 따라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은 2019년 12%에서 올 상반기 5% 안팎으로 주저앉았다. 아시아나항공은 2019년 191회에 달하던 중국 노선이 이날 기준 79회로 절반도 채 회복하지 못했다.
중국 정부는 여행비자 신청 시 부모 직업을 묻고 열 손가락의 지문을 모두 요구하는 등 까다로운 비자 발급 절차를 두고 있다. 비자를 받아도 외국인은 3성급 이상 호텔에만 머무르도록 강제했다. 이달부터 반간첩법이 시행되면서 관광객도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사용 시 주의해야 한다. 한 직장인은 “중국 관광을 하고 싶어도 즐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일본으로 휴가를 다녀왔다”고 했다.
한국 기업들의 탈(脫)중국으로 비즈니스 수요가 줄어든 것도 중국 노선 회복이 더딘 이유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를 방문한 외국인은 코로나 이전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국내 항공사들은 하반기엔 중국 하늘길 빗장이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중 수교 31주년(이달 24일)과 항저우 아시안게임(9월 23일~10월 8일) 등을 계기로 중국 정부가 관광에 우호적인 분위기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가 긴급 상황에만 허용하던 비즈니스 목적의 비자 발급 규정을 더욱 완화하고, 중국을 자주 방문하는 여행객에게 비자 유효기간을 최대 3년까지 늘려주기로 했다고 지난 3일 보도했다.
강미선/김재후 기자 misunn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