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성장 궤도 재진입 美 빅테크…3분기 전망은 엇갈려

2분기 실적, 시장 전망 상회…메타·아마존, 두 자릿수 성장
AI 탑재해 경기 침체 우려 불식…광고 및 클라우드 이익 증가
대규모 구조조정 등 비용 절감…애플은 4분기 실적 개선될 듯
지난해 실적이 쪼그라들었던 미국의 빅테크(거대 정보통신) 기업이 1년 만에 성장 궤도에 재진입했다. 메타와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빅테크는 모두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2분기(4∼6월) 성적표를 내놨다.

특히, 메타와 아마존, 구글 등 실적 우려가 컸던 기업들이 예상 밖의 호실적을 내면서 전망을 밝혔다.

◇ 메타·아마존, 6분기 만에 두 자릿수 성장…구글도 7% 성장
메타는 지난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사상 처음 감소하며 역성장의 시작을 알렸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어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에 막대한 투자가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하면서 지난해 줄곧 매출이 줄어드는 역성장을 했다.

그러나 1년 뒤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하더니 지난 2분기에는 1년 전보다 11% 늘어난 매출과 16% 증가한 순이익을 기록했다. 메타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것은 2021년 4분기 이후 6분기 만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도 지난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1, 2분기 매출은 각각 7.3%와 7.2%에 그치며 당시 21년 만에 가장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1년 만인 올해 2분기 매출은 11% 증가하며 6분기 만에 두 자릿수 성장 궤도에 올랐다.

주당 순이익은 시장 예상치의 약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구글도 경기 침체로 광고가 줄어들 수 있고, 마이크로소프트가 AI 챗봇 챗GPT를 앞세워 검색 엔진에 도전장을 내면서 우려가 컸다.

그러나 2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7% 증가하고, 주당 순이익도 월가 전망치보다 7.5%를 상회하면서 이런 우려를 잠재웠다.

MS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8% 증가했고, 순이익은 19.9% 늘었다.
◇ AI, 광고·클라우드 탑재 '효자'…비용감축도 한몫
이들 빅테크가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깊게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로 각 기업이 가장 먼저 광고와 클라우드 부문의 비용 절감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적어도 2분기까지는 그렇지 않았다.

아마존의 경우 광고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났고, 광고에 크게 의존하는 메타의 경우 매출이 11% 증가했다.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구글 광고 수익도 3.2% 증가했다.

클라우드 부문은 인공지능(AI)을 탑재하며 큰 성장을 이어갔다.

구글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고, 지난 1분기 처음 흑자를 낸 데 이어 2분기에도 5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매출은 12% 증가했고, 그 뒤를 잇는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매출도 27% 증가했다.

광고와 클라우드 부문 매출 증가는 AI를 탑재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MS와 구글, 아마존은 사람처럼 묻고 답하는 AI를 제품에 접목한 뒤 이를 클라우드를 통해 서비스하면서 많은 기업을 고객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실적 발표 후 "AI 기반의 콘텐츠 추천 기능 도입 후 실적이 개선됐다"며 "AI 인프라에 수억달러를 투자한 성과"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인력 구조조정 등 비용 절감에 나선 것도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아마존과 메타의 경우 지난해와 올해 모두 각각 2만7천명과 2만1천명을 해고했고, 구글과 MS도 1만2천명과 1만명을 감원한 바 있다.
◇ 3분기 전망은 엇갈려…애플은 4분기부터 '정체' 풀릴 듯
3분기 실적에 대한 빅테크 간 전망은 엇갈린다.

아마존은 3분기 매출을 1천380억 달러∼1천430억 달러로 추정하며 9∼1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간치는 월가의 예상치(1천382억5천 달러)를 웃도는 수준으로,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된다.

메타도 3분기 매출을 320억 달러에서 345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월가 전망치(313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MS의 경우 3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MS는 3분기 매출을 538억 달러에서 54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549억4천만 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애플은 지난 3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1.4% 감소하며 전년 대비 매출 감소가 작년 4분기부터 세 분기 연속 이어졌다.

3분기 전망도 밝지는 않다.

애플은 3분기 매출도 2분기 매출 감소(1.4%)와 비슷한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은 지난해 901억5천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3분기 매출은 900억 달러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는 지난해 3분기와 비슷한 매출을 전망하는 월가의 예상치를 밑도는 수치다.

애플은 다만 오는 4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는 9월 아이폰15 시리즈 출시가 예정돼 4분기부터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지는 데다가 3년 만에 일부 모델의 가격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