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안예은…무더위 날릴 오싹·통쾌한 이야기 '홍련' [신곡in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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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in가요]가수 안예은이 무더위를 날릴 오싹하면서도 시원·통쾌한 '홍련'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안예은, 5일 신곡 '홍련' 발표
'납량곡전' 시리즈 네 번째
'장화홍련전' 인물 차용…통쾌한 복수 담아
뭄바톤 리듬·선후창 소리·굿 떠오르는 랩
다채로운 음악적 스펙트럼 재차 입증
안예은은 5일 오후 6시 디지털 싱글 '홍련'을 발매했다.안예은은 2020년부터 매년 여름 '납량곡전'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능소화', '창귀', '쥐(RATvolution)'에 이어 '홍련'으로 올여름 역시 호러 장르를 음악에 곁들인 독특한 행보를 선보였다.
그간 음악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중점을 뒀던 안예은은 이번에 '장화홍련전'을 차용, '가요계 이야기꾼' 면모를 또 한 번 입증했다.
'장화홍련전'의 인물 설정을 차용, 홍련과 장화 그리고 물 밑에서 한과 원을 키운 물귀신들이 뭍으로 올라와 악인들을 벌하는 내용을 노래했다. 안예은이 직접 작사, 작곡했다.스산하면서도 결코 정적이지 않은 안예은만의 음악적 색깔이 단연 돋보인다. 뭄바톤 리듬을 기본으로 하는 '홍련'은 낮고 차분하게 흐르다 이내 격정적으로 변모하는 매력을 지녔다. 한국 민요에 많이 쓰이는 메기고 받는 형식의 선후창 소리와 굿을 하는 듯한 랩 구간 등을 통해 안예은의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마녀들의 축제'가 떠오르는 뮤직비디오도 압권이다. 뮤직비디오에서는 낯선 곳에서 눈을 뜬 홍련이 언니인 장화를 찾고, 물귀신들과 만나는 모습이 그려진다. 장화홍련과 물귀신들이 한 데 어울려 춤을 추는 모습은 즐거움 이면에 숨겨진 기묘하면서도 섬뜩한 감정선을 드러낸다.
안예은은 지명과 설화, 과학 현상, 신기한 동식물 등을 보면 메모를 해두었다가 작업할 때마다 꺼내쓴다고 밝혔다. 대상에 대한 깊은 관심, 이를 음악으로 풀어내는 독특한 관점 등이 안예은 음악의 특징이다. '납량곡전'은 그런 그의 강점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안예은은 '홍련'에 대해 "장화홍련전이 모티브이나, 애달프고 원통한 자매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장화와 홍련 그리고 물귀신 친구들의 신나는 활극으로 생각해 주시면 되겠다". 산 사람 입장에서 들으면 상당히 살벌하지만, 귀신의 입장에서 들으면 통쾌한 곡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