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흉기난동' 피의자 최씨, 올림피아드 입상한 '영재'였다
입력
수정
"정신질환에 특목고 입학 실패"지난 3일 14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분당 흉기난동' 사건의 20대 피의자 최모(22)씨가 중학생 때까지만 해도 '영재' 소리를 들을 정도로 모범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생긴 정신질환과 그에 따른 원하던 고교 진학 실패 등이 겹치면서 운둔형 외톨이 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6일 동아일보 등에 따르면 수학 등 이과 분야에 재능을 보였던 최씨는 중학교 3학년 재학 당시 올림피아드에 참가해 입상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현성 인격장애'가 발병해 학업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면서 특목고가 아닌 일반고에 진학했고 그가 비뚤어지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이었다고 한다.
최씨는 "형처럼 좋은 특목고에 가지 못했다. 이런 시시한 일반고는 안 다닌다"며 고등학교를 자퇴했고 현재는 한 국립대 4학년에 재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최씨는 범행 장소인 서현역 인근에서 혼자 살고 있으며 가까운 부모님 집에 지난해까지 자주 오갔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최씨는 사건 전날에도 범행을 저지를 결심으로 대형 마트에서 흉기 2점을 구매한 뒤 사건 현장인 서현역을 찾아갔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3일 오후 부모님의 차를 몰고 서현역에서 인도로 돌진해 5명을 친 뒤, 차에서 내려 역사로 들어가 9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사고 발생 후 최씨의 아버지는 "왜 우리 차가 거기에 있느냐. 범인은 잡혔느냐"며 최씨의 범행을 짐작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3년 전인 2020년 조현병 직전 단계인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판정을 받았다.하지만 이후 치료를 받지 않았다. 최씨는 지난 3일 경찰에 체포된 직후 "경찰이 날 보호해 줘야 한다" "특정 집단이 나를 스토킹하며 괴롭히고 죽이려 한다. 내 사생활을 전부 보고 있다"며 횡설수설한 바 있다.
한편 사건 발생 나흘째인 6일 오전 2시쯤 최씨가 운전하던 모닝 승용차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던 60대 여성 A씨가 끝내 숨졌다. 경찰은 A씨의 사망으로 최씨의 혐의를 '살인미수'에서 '살인 등'으로 변경했다.
A씨가 숨지면서 이번 사건 피해자는 14명 부상에서 1명 사망, 13명 부상이 됐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