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 후보 '정중동'…30일 주총 앞두고 업무파악 진력(종합)

러닝메이트격 사내이사 후보는 서창석 부사장…외부 재무통-내부 기술통 조합
KT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낙점된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이 조용히 업무를 파악하며 주주총회 준비에 몰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 일정 없이 발언을 삼가며 '정중동'(靜中動) 하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 주말 KT 각 사업부로부터 보고를 받으며 업무 파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업무 인수를 위해 인수위원회를 구성하는 작업도 조만간 시동을 걸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정식 선임 절차를 위해 이달 30일로 예정된 임시 주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외부에 공개되는 활동은 자제하고 있다.

그는 최종 후보로 내정된 지난 4일 오후 KT를 통한 공식적인 소감을 내놓지 않았고, 당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도 "주총 후에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LG CNS와 LG유플러스 등 LG에서 수십 년 몸을 담아온 김 후보자는 4일 KT 이사회로부터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낙점됐다.

LG유플러스에서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역임하는 등 업계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그는 '이권 카르텔'로 비판받았던 KT 내부 인사가 아니라 LG에서 잔뼈가 굵은 외부 인사이자 전문 경영인이다. 그는 LG에서도 조직구조 효율화와 체질 개선 작업에서 성과를 낸 바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그가 KT 차기 대표이사가 되면 업무 효율화를 위한 조직 개편과 인적 쇄신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의 내정에 KT 노동조합은 환영 입장을 내놨다.

다수 노조인 KT 노동조합은 성명에서 "김영섭 후보는 기업 경영 경험이 풍부하고 정보 통신 기술에 대한 전문성과 KT의 사업 구조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KT의 미래 성장에 대한 혁신적 비전을 제시하면서 KT가 국민 기업으로서 지속적인 성장을 끌어낼 CEO로서 적임자임을 믿고 지지한다"고 말했다.

소수 노조인 KT 새노조도 "새 CEO의 책임은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며 낙하산 인사 영입 금지, 조직 정상화, 내부에 만연한 '허수 경영' 조직 문화 개혁, 통신의 기본 다지기 등을 요구했다.

KT는 이날 임시 주총 소집을 알리면서, 김 후보자의 '러닝메이트' 성격을 가진 사내이사 후보로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을 내정했다.

1967년생인 서 부사장은 KT 내 대표적인 '기술통'으로 꼽힌다.

차기 경영진 후보는 재무통 외부 인사와 기술통 내부 인사의 조합인 셈이다.

그는 2021년 전국 유·무선 인터넷이 마비된 네트워크 장애 당시 사고 수습을 맡았으며, 이어진 조직개편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구현모 전 대표의 숨은 측근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난 3월 윤경림 전 대표이사 후보 선임 과정에서도 사내이사 후보로 송경민 KT SAT 사장과 함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통신업계에서는 김영섭 후보자가 핵심 사업인 통신·네트워크 부문에 대한 경험이 적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려는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네트워크는 기술에 바탕을 두기 때문에 최고 의사결정 라인에 내부 전문가 한 명은 남겨둬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와 서 후보자는 이달 하순 열리는 임시 주총에서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의 찬성표를 받으면 정식으로 선임된다. 이들의 임기는 2026년 정기 주주총회까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