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 B마트 두고…'편의점 배달' 확대하는 까닭 [이미경의 인사이트]

사진=연합뉴스
'배민'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편의점 배달 서비스를 확대한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음식배달시장이 포화상태를 맞은 가운데 효율적으로 매출 볼륨을 높이면서 회원 이탈을 막을 수 있는 복안을 마련한 것이다.

7일 배달대행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배민 앱에서 운영하는 '배민스토어'의 편의점 CU 배달 서비스를 오는 8일부터 부산 지역으로 확대한다. 현재는 서울·경기 지역에서만 CU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배민스토어는 2021년 12월 우아한형제들이 선보인 입점 브랜드 배달주문 서비스다. 우아한형제들이 직영으로 운영하는 B마트와 식품·생활용품 등 판매 상품군이 겹쳐 서비스 초기 "카니발리제이션(새로운 서비스 출시 이후 기존 서비스를 통한 매출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서비스 장기화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B마트는 우아한형제들이 물건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만큼 매출액 볼륨을 높이기엔 훨씬 유리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우아한형제들은 B마트 매출액이 서비스(플랫폼 수수료) 매출액을 쉽사리 넘어서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관련 서비스를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아한형제들의 서비스 매출액은 2020년 8016억원, 2021년 1조5743억원, 2022년 2조4234억원으로 연평균 75.2% 증가했다.같은 기간 상품(B마트) 매출액은 2187억원, 2021년 4222억원, 2022년 5123억원으로 연평균 57.2% 불어났다.

편의점 배달 사업의 안정성이 B마트보다 높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우아한형제들은 2020년 부산에서 B마트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을 당시 지역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으로 한달만에 서비스를 철회했다. 당시 배달업계에선 "한달만에 사업을 철회하다는 건 그만큼 신규사업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았단 의미"라는 평가가 나왔다. 배민스토어 편의점 배달 서비스는 각 지역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점주가 앱에 입점만 하는 형태라 지역 상권 침해와 관련한 논란이 거의 없다. 우아한형제들은 향후 전자제품, 주류 등 입점판매사를 늘려 배민스토어 서비스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배민스토어 이용자를 신규 유입시켜 음식배달서비스에서 이탈한 앱 이용자 수를 상쇄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배민앱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감소폭은 음식 배달 서비스만 제공하는 쿠팡이츠의 MAU 감소폭보다 훨씬 작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7월 배민 평균 MAU는 2037만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 1952만명으로 4.2% 줄었다. 같은 기간 쿠팡이츠 평균 MAU는 524만명에서 332만명으로 36.6%나 감소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