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에 달렸다"…발 빠르게 움직인 대형마트 '승부수'

할인 폭 큰 사전예약 매출 증가 추세
지난해 말 설을 앞두고 명절 선물세트를 미리 준비하는 고객들. 사진은 서울 성수동 이마트 매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유통업계가 일찌감치 추석 선물세트 판매에 나섰다. 명절 선물을 일찍 구매할수록 할인 폭이 커 사전예약 수요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7일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이르면 오는 10일부터 올해 추석(9월 28~30일) 선물 사전예약 판매를 시작한다. 이마트는 다음달 18일까지 모든 점포에서 사전예약 판매를 진행할 계획이다. 고물가 상황을 고려해 기존 주력 상품보다 저렴한 실속 세트와 최근 선물 트렌드를 반영한 차별화 상품 등을 준비했다. 인기 과일인 샤인머스캣 세트는 5만원 미만 물량을 확대했으며 축산도 한우·양념육·돈육 등 '가성비' 세트 7종을 새로 선보일 계획이다. 가공 식품의 경우 프리미엄 올리브 오일과 위스키 등 고객들이 선호하는 상품들로 준비했다.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는 정상가격보다 최소 5~10%에서 최대 40%가량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특징 때문에 사전예약 기간을 이용해 명절 선물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의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매출은 2021년 추석과 견줘 약 49.5% 증가했다.

홈플러스도 오는 13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를 진행한다. 홈플러스도 늘어난 사전예약 수요를 고려해 이번엔 지난해보다 예약판매 물량을 60여개 품목을 35% 늘려 준비했다. 혜택이 주어지는 특정 카드로 결제하거나 이 회사 멤버십 회원들은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게 홈플러스 쪽 설명이다.

아울러 홈플러스는 가성비 트렌드 수요에 맞춰 고객 선호도가 높은 2만~5만원대 중저가 상품 비중을 40%까지 확대했다. 상품군은 전통적인 인기 선물세트인 축산과 주류에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2만원 미만 저가 상품이나 6만원이 넘는 중고가 제품들도 있다.
사진=홈플러스 제공
롯데마트는 지난 3년간 명절 선물세트 판매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가성비, 프리미엄, 실용성, 이색, 친환경 등의 특색을 가진 700여 개 품목을 선별했다. 행사카드로 구매할 경우 할인을 해주거나 상품권을 증정한다. 일정 구매 수량을 넘어설 경우 사은품을 끼워 주거나 4만원 이상 살 경우 무료로 배송을 해주는 등 혜택이 많다.

이들 마트들이 마련한 사전예약 기간(총 40일)은 한달이 훌쩍 넘는다. 업계가 이처럼 명절 선물세트 판매 기간을 길게 잡고 공을 들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설과 추석 명절 선물세트가 각사 1분기, 4분기 실적에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경기 침체와 대형마트 성장 정체로 실적이 악화하는 추세다. 추석 선물세트로 이 같은 흐름을 뒤집어 보겠단 방침이다. 이마트의 올해 상반기 매출(별도 기준)은 7조3688억원으로, 작년 상반기(7조4941억원)보다 1.7%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지난 2분기에 100억원대 영업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한다. 롯데마트의 매출(1분기 기준)도 2.4% 줄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사실상 추석과 설 등 명절 선물세트 대목은 사전예약 판매부터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며 "사전예약을 할 때 주어지는 다양한 혜택을 활용해 합리적으로 구매하려는 고객이 느는 추세"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