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박영준 '적자 늪' 배럴 확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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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시가드 1위' 배럴 2분기째 흑자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3년 연속 영업손실을 낸 래시가드 기업 배럴이 올해 들어 두 분기 연속 흑자를 올리며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인한 여행객 증가에 지난해 더네이쳐홀딩스에 팔린 뒤 이어진 경영 효율화 성과가 더해져 가능한 성적이라는 게 패션업계의 시각이다.
'고준희 래시가드'로 떴지만
코로나 타격에 3년간 영업손실
작년 더네이쳐홀딩스가 인수
박영준 대표, CEO 겸임하며
구조조정·생산효율화 이끌어
분위기 바꾸는 데 성공한 배럴
배럴은 올해 2분기 2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1, 2분기 연속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7일 발표했다. 2분기 매출은 1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2% 증가했다. 배럴은 래시가드 시장 국내 1위로 팬데믹 전까지 무서운 성장세를 보인 토종 기업이다.

더네이쳐홀딩스의 마케팅 노하우를 여름에는 배럴, 겨울에는 내셔널지오그래픽에 집중하면 1년 내내 안정된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이란 구상이다. 박 대표는 배럴 인수 즉시 이 회사 대표를 겸임해 강력한 회생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꾸준한 체질 개선 효과올해 들어 배럴의 흑자 행진이 이어진 것은 꾸준한 체질 개선 작업 덕분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우선 제조원가가 낮아졌다. 더네이쳐홀딩스가 인수하기 전까지 배럴 단독으로는 대규모 발주가 쉽지 않아 제조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더네이쳐홀딩스가 인수한 뒤 배럴이 이 회사 생산망을 활용하면서 단가가 낮아졌다. 요가복·라이프스타일웨어 등을 전담했던 애슬레저 사업본부를 없애고 이를 워터스포츠 사업본부에 통합해 조직을 슬림화했다. 전체 직원 수는 100명 수준에서 70명 내외로 줄였다.
해외 사업도 재정비 중이다. 배럴은 2018년 중국에 자회사를 설립해 현지에 진출했다. 더네이쳐홀딩스가 인수한 뒤엔 티몰 등 온라인 유통망만 유지하고 오프라인 매장은 철수했다.올해까지 사업을 내실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확장에 나설 것이라는 게 배럴 측 설명이다. 지금은 재고를 소진하는 정도인 애슬레저 라인도 내년에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지난 4월 베이징에 1호점을 낸 만큼 배럴도 중국 오프라인 시장에 재진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름철 고온이 이어지면서 해양레저 인구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점 역시 배럴에 호재로 거론된다. 2019년 약 40만 명이던 국내 서핑 인구는 2022년 약 100만 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