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판 민간아파트, 불가피한 경우만 실내조사"

원희룡, 전수조사 점검회의

학계 "LH와 구조 달라 위험 적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무량판 민간아파트 전수조사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혁 기자
국토교통부가 2017년 이후 준공된 무량판 구조(보 없이 기둥만으로 콘크리트 바닥을 지탱하는 구조) 민간아파트 188곳에 대해 이번주 설계도서 검토를 시작으로 전수조사에 들어간다. 업계에선 민간아파트에 적용된 무량판 구조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는 달라 부실이 적을 것이란 의견이 제기된다.

국토교통부는 7일 서울 수서동 한국시설안전협회에서 ‘무량판 민간아파트 전수조사 관련 점검회의’를 열어 한국시설안전협회 국토안전관리원 등 관계기관과 함께 조사 절차 등을 논의했다.국토부가 단지별로 점검기관을 선정한 후 국토안전관리원과 점검기관이 설계도서 검토를 먼저 한다.

하중을 계산해 철근 양과 두께, 위치, 콘크리트 강도를 정하는 구조계산이 제대로 됐는지, 구조계산에 맞춰 시공도면이 잘 작성됐는지 점검한다. 여기서 의문점이 발견된 단지를 현장 점검에 나선다. 육안 조사 이후 철근 탐지기를 이용해 철근 배근의 적정성, 콘크리트 강도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주거동은 불가피한 경우에만 실내 조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와 건축학계에서는 민간아파트에 적용된 무량판 구조는 LH의 무량판 구조보다 단순하기 때문에 부실시공 가능성이 작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적인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지하주차장의 슬래브는 두께가 일정해 현장에서 전단보강근 시공이 필요한 위치를 제대로 파악해 시공한다. 이에 비해 LH가 2017년 도입한 LH형 무량판 구조는 슬래브 두께가 위치에 따라 다르다. 기둥이 있는 부분은 더 두껍고, 나머지 부분은 얇게 설계된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시공 현장 기능공이 슬래브가 두꺼운 부분을 보가 받치고 있다고 오인할 가능성이 크다”며 “복잡한 도면을 이해하기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복잡한 설계와 시공 때문에 인천 검단 등에서 부실공사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민간아파트의 주거동은 지하주차장보다 더 안전하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주거동에 적용된 무량판 구조는 벽식과 무량판 구조가 혼합된 경우가 많다. 아파트에서 가변형 벽체 등이 설치된 구조가 그 예다. 김영민 명지대 건축학부 교수는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주거동은 벽이 슬래브의 기본적인 무게를 지지하고 있어 기둥이 슬래브를 뚫는 현상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며 “무량판 구조를 사고 원인이라고 몰아가기보다 더 꼼꼼하게 설계하고, 정교하게 시공하는 등 기술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원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LH 전관들이 참여하는 업체는 용역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기열/김소현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