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방송, 우크라이나 어린이 위한 모금 생방송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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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어린이를 위한 모금’은 8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 동안 서울을 비롯한 전국 13개 극동방송에서 동시에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극동방송 이사장이며 국내 최고령 방송 진행자인 김장환 목사가 직접 진행을 맡았다.교계 목회자, 유명 연예인과 정재계 인사들이 직접 찾아오거나 전화로 모금에 동참했다. 김동건 KBS 아나운서는 동료들의 모금액을 들고 직접 찾아와 특별출연을 했다. 그는 김 목사와 함께 모금 생방송을 진행하며 청취자들의 모금을 독려했다.
김 아나운서는 동참 이유에 대해 "6·25전쟁 당시 저는 국민학생으로, 아직도 전쟁의 상처가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상황이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로 느껴져서 기꺼이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어린이들도 동참했다. 이하은 극동방송 어린이합창단 단원장은 같은 또래의 친구들의 아픔에 공감해 마음을 모았다며 모금액을 들고 찾아왔다. 이 단원장은 "저는 편하게 공부하고 평화를 누리고 있는데 저랑 같은 나이의 아이들이 전쟁의 공포가운데 힘들어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걸음에 달려오게 되었다"며 "비록 작은 정성이지만 우리의 응원이 우크라이나에 잘 전달돼 친구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했다.2022년 2월에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장기전으로 접어들었다. 우크라이나 어린이 150만 명이 우울증, 불안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및 기타 정신 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7월 윤석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현장을 방문한 뒤 그 심각성과 긴급함을 전 세계인들에게 호소한바 있다. 극동방송 관계자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70년 전 한국전쟁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몸으로 체험한 바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슬픔에 공감하며 동병상련을 느끼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6·25전쟁 중에 배고픔에서 벗어나려 미군의 허드렛일을 해주는 ‘하우스보이’로 일했다. 미군 상사 칼 파워스의 도움을 받아 미국 유학을 떠났고 그곳에서 교회를 만나 목사의 길을 걷게 됐다.김 목사는 "전쟁은 어른들이 하는데 가장 큰 피해는 제일 연약한 어린이들이 입고 있다"며 "저도 중학생 때 한국전쟁을 경험했기에 전쟁고아들의 아픔을 목격했고, 전쟁으로 인해 식량이 없어 몇 날 며칠을 굶어봤기에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했다.
"지금 우리가 먹는 한 끼 점심값이 보통 1만원, 1만5000원 하는데 우리의 한끼 식사 값으로 우크라이나 아동들이 한 달 동안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살수 있다는 말을 듣고, 우리가 한 끼 식사 값만 아껴도 배고파하는 전쟁피해 어린이들을 도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꺼이 모금생방송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전쟁으로 고아가 된 어린이들이나 전쟁 피해 어린이들은 한화로 1만5000원이면 한 달 동안 먹을 수 있는 식량을 공급받을 수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을 모니터하기 위해 극동방송과 선한청지기 직원들이 우크라이나에 파견돼있다.극동방송에 따르면 이번 모금을 통해 모아진 30억여원은 전 세계적인 구호단체인 사마리안퍼스(Samaritan Pulse, 대표 프랭클린 그레이엄)를 통해 100% 우크라이나 현지 어린이들에게 전달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