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직원, '안전감독관'이라며 KTX 운전실에"…철도노조 고발키로

SR "사칭한 적 없어…KTX 기장이 착각"…국토부, 불법행위 조사 중
수서고속철도(SRT)를 운영하는 에스알(SR) 직원이 국토교통부 철도안전감독관을 사칭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KTX 열차에 탑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철도노조는 해당 SR 직원을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국토부와 SR, 철도노조 등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30일 SR 안전경영처 소속 A씨를 비롯한 SR 직원 4명은 동대구역에서 KTX 123 열차 운전실에 탑승해 부산역까지 이동했다.

이들은 동대구역으로 돌아오는 상행 KTX 108 열차도 타려고 했으나 이때는 기장이 "운전실 승차 허가를 받은 바 없다"고 막아서 타지 못했다. 철도안전법상 여객이 KTX 운전실에 출입하려면 사전에 코레일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철도노조는 자체 조사 결과 A씨 등은 KTX 열차 운전실에서 SRT 열차가 우회 운전을 할 때 이용하는 선로를 촬영해 운전 실무 수습 교육에 활용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노조는 이 가운데 A씨가 자신을 기장에게 '안전감독관'이라고 소개했다고 주장했다. 철도안전감독관은 철도 사고 조사를 담당하는 국토부 전문 임기제 공무원이다.
노조는 사건 이틀 뒤인 6월 1일 SR과 국토부에 항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SR은 국토부에 해명 자료를 보내고 코레일 측과 KTX 운전실 승차에 대해 여러 번 구두로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중순 코레일 담당자에게 전화로 운전실 승차 가능 여부를 문의해 "기장과 협의하면 된다"는 답을 받았다는 것이 SR의 주장이다.

SR은 사건 당일 오전 KTX 123 열차 기장과 통화해 KTX 운전실 승차 가능 여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A씨 등은 KTX 운전실에 탄 정당한 사유가 있고 사전 협의도 있었기에 처벌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 SR의 주장이다.

SR 관계자는 "KTX운전실 탑승을 위해 코레일 소속 서울고속기관차승무사업소 팀장과 통화로 협의했다"며 "국토부 철도안전감독관을 사칭한 바는 전혀 없고 'SR 안전감독관'이라는 호칭에 기장이 착각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SR의 이 같은 해명에도 노조는 조만간 A씨 등을 철도안전법 위반 혐의로 철도특별사법경찰대에 고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노조에 발송한 공문에서 "SR 직원의 KTX 운전실 승차 행위 등에 대해 조사 중이며 향후 불법행위가 확인되거나 철도경찰에 고발장이 접수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