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벡, MTA 추진 발표만으로 주가 급등…4년 전 MTA 성과는?

2019년 7월부터 MTA 체결 발표
시가총액 600억원대에서 4000억

최종계약 체결 없이 또 MTA 호재 발표
사측 “코로나19 여파로 늦어졌을 뿐”
나이벡이 물질이전계약(Material Transfer Agreement, MTA) ‘체결’이 아닌 ‘추진’ 발표만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나이벡의 호재성 MTA 체결 발표는 이미 4년 전부터 여러 번 반복돼 왔다. 하지만 MTA의 최종 결과에 대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나이벡은 지난 7일 ‘나이벡, 치매 혁신 신약 뇌전송 약물전달 효율 3배 증가... FDA 치매치료 승인으로 관심 집중, 미 제약사 MTA 추진’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뇌혈관장벽(BBB) 투과 약물 전송 효율을 증가시키는 신규 제형 개발을 완료했으며, 미국 제약사와 MTA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나이벡의 주가는 이날 곧바로 요동쳤고,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기술수출 과정은 통상적으로 비밀유지계약(Confidential Disclosure Agreement, CDA)→MTA→텀싯(Term Sheet) 수령→기술수출(Out-License) 계약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CDA와 MTA, 텀싯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단계다.

특히 기술수출은 협의 단계에 따라 계약 체결 성공 가능성이 천차만별이다. 글로벌 평균 통계상 CDA 단계에서 기술수출 성공 가능성은 1.9% 수준에 불과하다. MTA 단계에서도 최종 계약까지 성사되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한경 용어사전에 따르면 MTA는 ‘한 회사’가 개발한 물질의 효능과 연구 결과 등을 평가하기 위해 ‘상대 회사’에 물질을 전달하며 맺는 계약이다. 여기서 ‘한 회사’는 기술수출을 하고 싶은 곳, 주로 한국 바이오벤처다. ‘상대 회사’는 돈을 지불하고 최종적으로 기술을 받아 가는 곳, 글로벌 바이오 회사다. 즉 기술을 사 가는 글로벌 바이오회사가 최종적으로 한국 바이오벤처 물질을 받아 데이터가 재현되는지 직접 검증해보는 과정이다.

앞서 나이벡은 2019년부터 총 세 번의 MTA로 주가 강세를 보였다. 2019년 7월 17일 미국 유명 피부질환 치료 전문 기업과 펩타이드 MTA 체결, 2020년 1월 22일 6개 글로벌 제약사와 항암 치료 물질 MTA 및 CDA 체결, 2020년 2월 19일 다중표적 항암제 영국 제약사와 MTA 체결을 발표했다.

첫 번째 MTA 발표 직전 나이벡의 시가총액은 672억원에 불과했다. 2020년까지 연이어 세 번째 MTA 체결까지 발표했고, 그해 시총 4000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MTA의 최종 성과인 기술수출 계약에 대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고, 시총은 13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나이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주주레터를 활발히 게시하고 있다. 하지만 3~4년 전 MTA 체결 성과와 관련해 업데이트된 소식이 없는 상태다.

나이벡 측은 3개 MTA 모두 코로나19 여파로 지연됐으며, 여전히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나이벡 관계자는 “2019년 7월 MTA 체결 후 펩타이드 물질에 대한 검증이 2020년 1월 완료됐지만 이후 코로나19 상황으로 봉쇄됐다”며 “2022년 10월 다시 화장품 제형에 대해 논의했고 현재 샘플이 완성된 단계”라고 말했다.

두 번째 MTA와 CDA 관련해서는 “해당 제약사들과 나이벡이 체결한 MTA는 해당 제약사들이 개발한 후보물질(약물)을 먼저 전달받아, 나이백의 펩타이드 기반 약물전달플랫폼 NIPEP-TPP에 상대 제약사의 약물을 접합해 원하는 부위에 투과할 수 있도록 개발한 이후 다시 해당 제약사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KRAS와 관련된 항암제 개발사들로부터 물질 등을 받아 (NIPEP-TPP 적합 여부) 테스트를 나이벡이 진행하고 있다”며 “항암제 개발사들에게 1차 NIPEP-TPP 적용 샘플을 전달했고, 2022년 2차 테스트 결과 도출 후 (2차 샘플 전달을 위한) 데이터 검증을 나이벡이 진행 중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0년 1월 CDA 체결한 제약사들은 2020년 코로나19 봉쇄 후 다소 느리게 진행됐으나 올해 다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및 ‘바이오 USA’에서 미팅을 통해 데이터를 제공했다”고 했다.

2020년 2월 MTA는 “코로나19로 생산이 중단됐다”며 “2022년 6월 코로나19 해제 후 다시 미팅을 진행해 표적항암제 샘플을 수령했고, 현재 나이벡에서 NIPEP-TPP 가교작업 진행 및 테스트 중이다”고 덧붙였다.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8월 9일 13시 56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