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무원 '정신교육' 나선 尹정부…"올바른 역사관 심어야" [관가 포커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채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공무원 교육을 전담하는 인사혁신처 산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 및 근현대사에 대한 역사관을 공직사회에 전파하기 위한 교육과정 운영에 착수했다. 올바른 역사관과 안보관 및 국가관을 공무원들에게 교육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건국 가치 등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폄훼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앞장서 올바른 역사관을 정립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만 공무원들에게 획일적인 근현대사 역사관을 주입시킬 수 있다는 야당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9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지난 8~9일 이틀간 충북 진천 본원에서 16개 중앙행정기관 4~6급 공무원 30명을 대상으로 ‘제1기 윤석열 정부 국정철학의 이해’ 집합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 시간은 이틀간 총 14시간이다.

교육과정은 △역사관 △국가관 △안보관으로 구성됐다. 역사관은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바라본 역사의 이해 강의로 진행된다. 국가관은 헌법과 공직가치 뿐 아니라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안보관은 한미 관계와 안보 전략 관련 내용의 강의가 진행된다. 안보관은 함양하기 위한 현장학습도 열린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매 정부 때마다 공무원들에게 국정철학 관련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 때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국정철학 관련 강의가 진행됐다. 문재인 정부의 첫 원장이었던 당시 오동호 원장도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및 국정철학을 공직사회에 제대로 전파하겠다고 강조했다.이번 교육 과정엔 근현대사를 가르치는 역사관이 포함됐다는 것이 특징이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비롯해 올바른 역사관을 공무원들에게 제대로 교육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교육 과정에 역사관 관련 내용이 포함된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다른 중앙행정기관 공무원을 대상으로도 단계별로 이 같은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근현대사에 대한 역사 교육이 진행되는 것도 매우 이례적이다. 지금까지 중앙과 지방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역사 교육은 대부분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중국 동북공정에 대한 정부 인식과 대응책 등에 국한됐다. 2016년 역사 국정교과서 집필을 놓고 사회적 갈등이 불거졌을 당시 박근혜 정부가 지방 공무원을 대상으로 현대사 강의를 진행하려다가 거센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교육과정에 역사관 강의가 포함된 것은 지난달 임명된 김채환 신임 원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학원 강사 출신인 김 원장은 서울사이버대 전임교수를 지내면서 보수 성향의 유튜버로 활발히 활동했다.원장으로 임명되기 직전까지 그는 자신의 유튜브 ‘김채환의 시사이다’를 운영했다. 각종 정치·사회 사건·사고에 대한 활발한 견해를 펼쳤다. 이 때문에 김 원장 임명 직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극우 유튜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실제로 김 원장은 지난 3일 취임 일성으로 올바른 역사관과 책임 있는 국가관, 명확한 안보관을 주문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비전에 따라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을 뒷받침하는 교육 과정을 새롭게 만들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인재개발원 측은 기자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인재개발원 관계자는 “이번 교육과정에 대해선 언급하기 어렵다”며 “상급 기관인 인사혁신처에 문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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