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관객들은 '테크 새비'…영상·음향 평가 수준 높아"

돌비 시네마 수원점 개관 맞아 한국 온 아처 부사장 간담회
"한국의 영화 관객들은 '테크 새비'(tech savvy)예요. (영상과 음향 등의) 기술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수준이 매우 높죠."
글로벌 영상·음향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돌비 래버러토리스(이하 돌비)의 마이클 아처 월드와이드 시네마 세일즈 및 파트너 관리 부문 부사장은 9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처 부사장은 돌비의 영상 기술인 '돌비 비전'과 음향 기술인 '돌비 애트모스'를 적용한 영화관 '돌비 시네마'의 수원점 개관을 맞아 한국을 방문했다.

돌비 시네마는 2020년 7월 메가박스 코엑스점에 1호점을 낸 것을 시작으로 전국 5곳에 지점을 두고 있다. 오는 11일에는 6호점인 메가박스 수원 AK플라자점이 개관할 예정이다.

아처 부사장은 "세계적으로도 갈수록 많은 관객이 (돌비 시네마와 같은) 고급의 경험을 선호하지만, 돌비 직원들의 말을 들어보면 한국 관객들이 기술에 대해 훨씬 많은 목소리를 내고 관심도 많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영화의 시청각적 체험에 대한 한국 관객들의 눈높이가 매우 높다는 얘기다. 돌비가 전 세계에 운영 중인 280여 개 지점 가운데 관객 수 기준으로 최상위 10개 지점 중 4곳은 한국이라고 한다.

돌비가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처 부사장은 "한국 관객들은 고급의 경험에 대한 요구가 강하고, 돌비 비전과 돌비 애트모스 등 최고의 기술로 영화를 즐기며 만족도도 높다"며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 같은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돌비 비전은 듀얼 4K 레이저와 첨단 HDR(High Dynamic Range) 프로젝터 시스템 등을 통해 생생한 화질을 구현하는 기술로, 일반 영화관 스크린의 2배 이상의 밝기와 500배의 명암비를 구현한다는 게 돌비의 설명이다.

돌비 애트모스는 공간에 소리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배치해 실제와 같은 소리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성장으로 영화관이 위기라고 하지만, 아처 부사장은 돌비 시네마와 같은 특수관을 찾는 관객은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예전보다 훨씬 많은 콘텐츠를 집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영화관에 가기로 할 경우 집에서 즐길 수 있는 것과는 차별화된 고급의 경험을 원한다"며 "이런 경향은 OTT의 성장으로 뚜렷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로 돌비 시네마에 대한 영화관들의 문의도 코로나19 팬데믹 전보다 훨씬 많아졌다"며 "(돌비 시네마를 통해 고급 경험을 제공한다는) 우리의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부연했다.

아처 부사장은 "영화산업의 성장이 주춤했던 것은 OTT 성장의 직접적인 영향이라기보다는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이라며 "돌비의 관점은 영화산업의 부진이 OTT의 성장과 상관관계가 없는 건 아니지만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돌비의 제드 함센 시네마 및 그룹 엔터테인먼트 부문 총괄도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함센 총괄은 "전 세계 영화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의 타격에서 회복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는 팬데믹 전의 80% 수준까지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돌비 시네마와 같은 특수관이 영화산업의 회복세를 견인하고 있다며 "'탑건: 매버릭', '아바타: 물의 길',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바비'와 같은 영화의 흥행이 이를 입증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